1. 시작하며
올해 봄은 예년보다 일교차가 크게 느껴지며 따뜻한 봄이 더디게 찾아오는 듯하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에 변덕스러운 날씨까지 오랜 기간 지속되니,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에 대한 관리가 더욱 어려워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부터 구제역, 고병원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이르기까지 최근 문제가 되는 전염성 질병에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유일한 숙주는 돼지이다. 양돈농가에 고질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PRRS바이러스는 그 병원성이 센 쪽으로 변이가 되었다.
환경적인 어려움에 더해 전염성 질병까지 양돈농가의 불안을 초래하는 만큼 방역적인 관심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집계되는 한돈미래연구소 한돈팜스 전산성적 보고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양돈업에서 생산성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인 이유 후 폐사율의 개선이 쉽지 않다. 모돈의 생산성 측면에서도 양돈 선진국에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유 후 폐사율만큼은 농가의 수익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되지 않은 채 낮은 돈가가 형성될 때면, 농장 운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개선 지표이다.
2. 이유 후 폐사의 주요 구간이라고 하면 세 구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이유 2~3주 차부터 발생하는 전신 소모성 질병 양상, 둘째 80~90일령부터 주로 시작되는 호흡기 질병, 마지막으로 비육돈 시기 세균성 소화기 질병으로 인한 폐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다양한 폐사의 양상이 있을 수 있으나 언급한 세 가지 형태의 폐사가 이유 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생산성의 저해를 초래한다. 이번에 말씀드리려 하는 내용은 80~90일령부터 주로 시작되는 호흡기 질병에 대한 것이다.
소위 PRDC(Porcine Respiratory Disease Complex)라 불리는 호흡기 질병의 폐사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크다.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세분해 보면 80일령 이후 육성·비육돈이 폐사함으로써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료요구율(FCR) 증가는 폐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언급하지 않더라도 높은 생산성으로 안정적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육성·비육구간 호흡기 질병의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들 체감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3. 그렇다면 육성·비육돈에 문제를 유발하여 폐사까지 이르게 하거나, 사료요구율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호흡기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지 몇 가지 포인트로 제시를 해보고자 한다.
(1) 비육돈사 내부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자.
‘쾌적하다’는 표현이 다소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관리자보다는 돼지가 체감하기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농장의 육성·비육돈사를 출입하다 보면 다양한 환기 방식과 다양한 관리 방식이 있기에 어떠한 점이 쾌적하다고 수치화하여 표현하기는 힘들다.
단지 육성·비육돈이 돈방에 축 처진 채로 늘어져 있지 않고, 계속 뛰거나 사료 급이기에 지속해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신선한 공기이다. 과거 호흡기 질병의 컨트롤을 위해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샛바람이다. ‘샛바람’이라 함은 돈사 내부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찬 공기가 유입됨을 의미할 것이다. 샛바람을 차단해야 호흡기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어왔고 여전히 유효함은 틀림없다.
그러나 샛바람 차단에만 너무 몰입하여서인지 몰라도 돈사 내부가 너무 답답한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돈사를 답답한 환경으로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슬러리 피트에서 올라오는 유해가스, 사육 면적보다 많은 수용두수, 환절기나 겨울철 최소 환기의 부족 등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피트에서 올라오는 유해가스를 배기량을 증가시켜 빼 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원치 않는 곳으로 유입되는 바람이 샛바람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적절히 피트 수위를 낮추는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피트 수위를 낮추고 잘 발효된 액비를 돈사 내부로 다시 순환하는 방식도 많이 택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피트에서 유입되는 유해가스를 제거하는데 매우 유효한 방법이다. 또한 돈사 사육 면적을 확인하여 적정두수를 수용하는 것은 건강한 돈군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이다.
환절기나 겨울철 최소 환기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분명 컨트롤러 상에는 숫자가 찍혀 있지만 배기휀이 돌고 있는지, 배기휀에 있는 셔터가 닫혀 있지는 않은지 꼭 확인이 필요하다. 휀은 작동하고 있지만 그 동력이 너무 약하거나 돈사 먼지나 습기에 의해 셔터가 젖히지 않고 닫혀 있는 경우도 자주 목격되니, 이러한 부분을 점검하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2) 사료 섭취량을 점검하고 해열제를 적절하게 활용하자.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의 감염 또는 임상증상의 시작은 사료 섭취량의 변화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호흡기 질병의 원인체에 대한 감염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사료 섭취의 변화이다.
(그림 2)는 육성·비육돈의 증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 중 어떠한 점이 증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문 및 내용으로, 다시 말하면 무슨 이유로 인해 육성·비육돈의 증체가 저하되는지 메타 분석 기법을 통해 수치화해 본 자료이다.
육성·비육돈이 호흡기 질병에 감염이 되었을 경우 돼지가 증체가 저하되는 요인은 사료를 섭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화기 질병과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소화기 질병에 감염이 되면 사료를 섭취하더라도 유지에너지가 증가함으로써 증체가 저하된다. 육성·비육돈이 임상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비임상형 회장염에 감염이 되면 사료는 섭취하더라도 돼지의 증체가 저하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호흡기 질병은 사료 섭취량의 감소가 두드러지기에 빈에 채워진 사료가 소진되는 날을 비교해 봄으로써 농장 내 육성·비육돈이 호흡기 질병에 감염이 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호흡기 질병의 원인체를 진단해 알아보기 이전에 사료 섭취의 감소를 보인다거나 호흡기 질병의 양상을 보이는 개체가 늘어나면, 농장에서 해줄 수 있는 우선적 조치로 해열제를 투약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료 섭취가 저하되기에 음수를 통해 공급해 주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내 농장 육성·비육돈의 사료 섭취량 변화를 면밀히 확인해 보고, 돈군의 임상적인 증상이 발현되는지도 확인해 본 뒤 이상이 감지되면 해열제 투약을 통해 무기력해진 돈군의 활력을 회복시켜 준다면 사료 섭취도 늘어날 것이고 투약을 통한 치료도 효과적일 것이다.
(3) PRRS 자돈 백신 접종을 통해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자.
PRRS는 모돈의 번식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자돈,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을 유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PRRS 백신을 논하면 후보돈을 순치할 때 사용하거나 모돈의 면역 동기화의 수단으로 주기적인 백신을 접종한다.
PRRS 백신 접종의 원리를 생각해 보면 PRRS에 음성인 후보돈이 농장의 격리사에서 백신을 통해 양성으로 전환하고, 모돈은 농장에 따라 3개월 또는 4개월 간격으로 주기적 접종을 통해 남아있을지 모르는 음성 돈군을 양성으로 전환한다. PRRS에 음성인 돼지가 농장 내부에서 순환하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바이러스에 감염 시 바이러스를 배설하는 양이나 시간이 양성돈에 비해 많고 늘어나기에, 돈군 내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음성돈을 양성으로 전환하여 전체 돈군의 피해를 줄여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인류가 COVID-19 유행 시 백신을 통해 집단 면역을 달성하고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 것과 같은 원리이다.
성공적인 자돈 PRRS 백신 접종을 위해 번식돈을 안정화하여 수직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선제 조건이다. 또는 자돈이 이유되는 시점 PRRS 감염의 유병률을 최소화하고 백신 접종을 통해 자돈의 면역을 부여한다. 이후 농장 내 순환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시기 바이러스의 배설 양을 줄여준다면, 전체 돈군을 PRRS 감염부터 보호할 수 있다. 즉 농장 내 순환하는 바이러스의 양을 줄여주어 전체 돈군의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
PRRS바이러스는 육성·비육돈 호흡기 질병의 1차 원인체이다. PRRS에 감염된 돈군은 다른 호흡기 질병의 원인체에 쉽게 감염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자돈의 PRRS 백신 접종으로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 컨트롤에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
최근 병원성이 높아진 PRRS바이러스가 유행하며 백신의 무용론을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돈의 호흡기 질환 예방에 방어능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상황이다. 병원성이 높다고 알려진 PRRS L1A(NADC 34), PRRS RFLP1-7-4 에 대한 백신이 임상증상을 줄여주고 폐병변을 감소시킨다는 자료는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4. 마치며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의 컨트롤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었고 농장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았을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방안을 정리해 보면 농장 내 위생관리나 적절한 입기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통해 제공하고, 내 농장의 돼지들이 사료는 잘 먹고 있는지 점검을 해보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이다.
이와 더불어 PRRS 컨트롤을 위한 도구로써 백신을 활용한다면 육성·비육돈의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현재보다 개선이 될 것이다. 농장의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육성·비육돈의 육성률, 사료요구율의 개선 두 가지 지표의 개선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5월호 81~87p
【원고는 ☞ gijong.kang@boehringer-ingelheim.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