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장의 늘어난 가을철 불청객 : 위궤양 / 박건욱 원장

  • 등록 2025.10.24 16: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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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건 욱 원장 / 한가람 동물병원

양돈장의 혹서기 환기관리는 어떤 면에선 단순하다 할 수 있다. 온종일 덥고 습하기 때문에 관리자는 그저 돼지가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런데 올해 혹서기는 (그림 1)과 같이 조금 다이나믹한 변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필자의 거래처 중 몇몇 농장은 환기관리 실패를 경험하였는데 (그림 1)의 A, B시기에 임신 사고(재발, 공태, 유산 등)가 많았다. 그런데 번식 관련 질병이나 사양관리에는 별다른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저 시기의 큰 기온 차에 따른 스트레스가 임신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난 후 필자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걱정을 시작했다. “올해는 한여름에도 온도 변화에 따른 사고가 발생했는데 앞으로 다가올 환절기에는 어떤 문제가 우리를 괴롭힐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건강해 보이는 육성·비육돈이 급사하면 대부분 호흡기 질병부터 의심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가을철에 위궤양으로 인한 폐사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갈수록 길어지는 혹서기의 데미지가 가을철까지 이어져서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1. 위궤양이란

 

 

위궤양은 위가 손상되어 움푹 파이는 것을 말한다. 위벽 점막 부분만 손상되면 “미란”이라 하고, 점막 아래의 부분까지 손상되면 보통 “궤양”이라고 한다. 만성으로 가면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근육층까지 손상될 수 있다. 즉 위궤양이 발생한 돼지가 빨리 회복되지 않을 땐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어 위축으로 폐사하거나 위 과다 출혈로 급사도 발생할 수 있다.

 

2. 발생 현황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연령은 3~6개월의 육성·비육돈이다. 일반적으로 비육돈 폐사율의 1~2%는 위궤양에 의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Deen 1993; Melnichouk 2002). 우리나라 혹서기에서 가을철 비육돈에서 위궤양으로 인한 폐사율은 농장에 따라 다른데 심한 경우 10%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

 

3. 병리 및 임상

 

위궤양은 위와 식도가 연결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사진 1)은 정상위의 모습이고, (사진 2)는 위궤양이 발생했을 때의 모습이다.

 

 

 

4. 현장에서 진단하기 :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대부분 (사진 3, 4, 5)와 같을 것이다.

 

 

(사진 3, 4, 5) 모두 위궤양 사진이다. 그런데 (사진 4, 5) 케이스는 위 내부에 어떤 식으로든 혈액이 관찰되므로 위궤양 진단이 쉽지만, (사진 3) 케이스는 자칫 위궤양이 아닌 것으로 오인할 위험이 있다. 물로 세척 후 (사진 1, 2)와 비교해 보는 게 가장 좋지만, 현장에서는 부검하다가 갑자기 물을 구하러 자리를 뜨기가 어려운 상황일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엔 위·식도 주위를 만져본 다음 대장 내 변의 상태와 폐사체의 빈혈 정도를 종합해서 판단할 수 있다.

 

5. 원인 및 위험 요인

 

사료를 잘 먹지 않으면 위궤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폭염이 지속되면 위궤양 발병이 증가한다. 사료 입자가 미세할수록 위궤양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는 사료 입자가 미세할수록 위 내용물의 유동성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위·식도 연결 부위가 위산에 자극될 위험이 커진다. 즉 일반적으로 가루 사료보다는 펠릿이나 크럼블 형태가 발병 위험이 크다.

 

질병도 위궤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프면 대개 식욕이 떨어지고 식욕 부진은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급성 호흡기 질환은 식욕부진 외에도 히스타민 분비를 촉진하는데, 히스타민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궤양 발생률을 높인다. 또한 아스피린 계열 해열제 장기간 투여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여 위궤양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6. 예방 및 관리

 

치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만일 무더위에 사료를 먹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사료를 먹게 만들어야 한다. 차광막, 쿨링패드, 에어컨 등의 냉방시설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어떻게든 비육돈에 신선한 물을 골고루 먹여 사료 섭취율을 높일 수도 있다. 또한 입자가 고운 사료(크럼블 등)를 육성·비육 구간에 사용하고 있다면 혹서기에 한해서는 가루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열제는 아스피린 계열보다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사용한다. 약물 치료제도 사용해볼 수 있다. 필자 역시 해당 치료제를 사료첨가제 형태로 종종 처방하는데 치료보다는 예방 목적으로 사용했을 때 더 효과가 좋았다. 시중에 몇 가지 제품이 출시되어 있는데 이는 담당 수의사에게 문의하길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0월호 74~77p 【원고는 ☞ graciasvet@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

안영태 기자 cheers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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