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올해 초 발생한 ASF로 잠잠했던 한돈시장에 커다란 바위가 던져졌다. 전년 말 올해 한돈시장을 분석할 때 돈가는 예년 돈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침체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현재 상황은 ASF로 인한 생산 부분의 변화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또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 되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ASF로 피해를 받은 농장은 큰 타격이겠지만, 살아남은 농장은 고돈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어 큰 고민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통의 경우에는 ASF 지속 발생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동제한 등)과 절대 물량 부족에 따른 시장 대응, 아울러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이란전쟁의 변수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고유가, 사료 가격 상승은 생산자에게도 일부 부담이 되겠지만 현재 현실적으로는 육가공, 유통에 참여하는 Player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ASF 발생은 기존 발생 공식이 아닌 새로운 공식(비접경, 비검출 지역)으로 발병이 되었다. 전국적인 질병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전지대였던 호남지역의 발생은 전국이 피해갈 수 없는 숙제가 되었고, 질병이 사육이나 유통의 변수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이제는 상수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많아진 한돈산업을 좌우하는 것들을 살펴보고 상반기 한돈시장 현황, 하반기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려고 한다.
2. ASF 발생에 따른 시장의 영향
(1) 한돈 공급에 따른 시장의 영향이다(수입물량 제외).
ASF, 구제역 등 양돈 질병이 발생하면 기존에는 살처분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바로 연결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예방적 대량 살처분은 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의 절대량과 질병 발생에 따른 운영의 충격을 분리해서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
먼저 ASF 발생으로 인한 운영 충격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1월 초부터 발생한 ASF로 인하여 지역별 이동제한, 도축장의 한시적 폐쇄 등으로 예년보다 공급 변동이 심했다. ASF가 급격히 확산한 2월 도축두수는 설 연휴와 맞물려 전년 대비 15.5% 감소했고, 시장은 이를 반영하여 수요와 상관없이 전년 동월비 돈가를 10% 이상 끌어올렸다(25년 2월 4,760원/kg → 26년 2월 5,244원/kg).

1월에 전년과 비슷하게 시작한 한돈 공급물량이 2월에는 이동제한 등의 이유로 급감했고, 3월에는 이동제한이 풀린 물량이 쏟아져 나와 전년 동월비 11.7% 증가로 이어졌다(그림 1). 1분기 전체 공급물량은 전년비 1.5% 수준 감소한 4,784천두 수준이 공급됐다. 아주 큰 수준의 물량이 줄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운영 충격으로 인하여 1분기 돈가는 전년비 176원 높게 형성(5,226원/kg)되었다. 수입물량이 전년보다 늘었고, 수요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운영 충격 하나로 1분기는 전년 예상과 다른 고돈가를 형성하였다.
(2) 공급의 절대량이다.
올해 발생한 ASF는 총 24건이 발생하였으며 살처분두수는 15만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두수는 전체 사육두수 대비 1.4%로 올해 공급(출하)되는 물량을 예상할 때 1% 수준으로 출하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물량을 감안하면 공급 절대량의 부족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3) ASF 발생으로 인한 돼지고기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ASF 등의 가축 질병에 따른 소비시장의 반응은 거의 없어졌다. ASF나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해서 일반 돈육 소비가 줄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ASF 발생은 유통업체, 육가공업체, 수입업체에는 큰 화두가 된다. 향후 돈가의 변동성, 수급의 불안정성, 수입물량의 증감에 따라 예민할 수밖에 없다. ASF가 발생하면 그 확대 상황에 따라서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것이 햄 소시지 원료육 수급이다. 대형 육가공업체들은 국내산 뒷다리와 수입육 전지 등을 활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원가를 조정한다. 국내 돼지 관련 질병이 출현하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올해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수입 돈육 가격 하락에 따른 원료육 가격 안정화로 한돈 뒷다리 가격도 소폭 하락 안정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ASF 발생은 이런 뒷다리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수입육업체는 ASF 발생에 따라 어떤 부위를 얼마나 수입할지 고민을 한다. 올해는 글로벌 돈가 하락으로 안정적인 수입물량 확대를 예상했고 국내 돈가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수입육업체들도 어느 정도 수입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3. 2분기 또는 하반기 한돈시장 전망
4월에 들어서면서 ASF는 확대가 되지 않은 상황으로 이슈가 꺾였다. 2~3월에 걸친 수급 이슈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다. 남은 2분기 한돈시장을 예상하면, ASF 이슈보다는 다른 이슈들이 시장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사태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이슈, 지난겨울 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공급두수 감소 이슈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2분기는 돈가 상승압력(고환율, 공급두수 부족)과 하락압력(고유가로 인한 소비침체)이 맞물려 전년과 비슷하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소비 부진과 수입육 증가로 돼지고기 판가는 전년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커서 육가공업체의 어려움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돈 육가공업체들은 올해가 정말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
좀 더 전망을 확대하여 하반기까지 예측하면, 6~8월에는 전년보다 높은 돈가 형성이 예상된다. 빠르면 5월부터 6천원대가 시작될 수도 있으며, 그 기간은 7월 말, 8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항상 비슷한 상황 전개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돈가를 따라가지 못해서 육가공의 손실 폭은 커질 수 있다. 그나마 유지하는 뒷다리 가격과 공급두수 부족에 따른 일부 부위의 판가 상승이 손실 폭을 일부 만회하겠지만,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표 1)은 Chat GPT로 예상한 9월까지의 돈가 전망이다.

여름 이후의 하반기 시장 전망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본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사태가 마무리되면 유가와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외부변수가 감소하고, 6월 지방 선거 이후 전반적인 경기 신호가 양호해지면 하반기에는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돈육 수입물량 증가가 시장의 압박으로 일부 작용하겠지만, 9월 이후 돈가는 4,500원 이상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돈의 도소매 판매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마치며
모든 산업이 여러 변수에 좌우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1차 산업과 생물을 다루는 산업의 경우에는 그 변수가 더 많은 것 같다. 한돈산업의 경우 소비 측면보다는 생산 측면의 변수가 더 많다. 그리고 예전에 변수라고 여겼던 부분들이 상수화가 되어간다. 소모성 질병도 그렇고 ASF도 점점 상수가 되어간다. 변수가 발생하면 대응하기 어렵지만 상수 값은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ASF의 상수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농장에서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ASF가 발생하면 발생한 농장도 피해를 입지만, 파동처럼 확대가 되어 육가공업체들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그렇기 때문에 농장에서의 근본적인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대응은 ‘기본에 충실하기’일 것이다. 이 부분을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5월호 46~50p 【원고는 choibug1@gmail.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