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데이터 기반 환경 관리의 시작, 경험을 넘어 과학으로
양돈 현장에서 생산성을 좌우하는 변수는 다양하지만, 그 근간에는 언제나 ‘환경관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돈사의 온도는 사료 섭취량과 증체율부터 번식성적, 질병 발생, 폐사율에 이르기까지 농장의 모든 핵심 지표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통제 변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장의 온도 관리는 여전히 관리자의 ‘경험’과 ‘감각’이라는 주관적 영역에 머물러 있다. 특히 관리자의 손길이 닿기 힘든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 혹은 외기 변화가 급격한 환절기에는 관리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무엇보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문제를 인지하게 되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은 기존 방식이 가진 치명적인 구조적 한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선진은 IoT 기술을 접목한 ‘오름센스(Orumsense)’ 기반의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 및 알림 시스템을 도입했다. 본 기고에서는 이 시스템을 실제 돈사에 적용하며 확인한 계절별 활용사례와 구체적인 개선 효과를 공유하고, 나아가 데이터 기반 환경 관리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본론 : 계절별 온도 모니터링 현장 활용사례
(1) 온도관리, 감각에서 데이터로

양돈 현장의 온도관리 전략은 계절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여름철은 ‘냉방 효율’을 극대화하여 열을 배출하는 것이 관건이라면, 겨울철은 ‘단열과 보온’을 통해 열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시기는 극심한 일교차가 발생하는 환절기이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별 리스크 앞에서 ‘오름센스’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오름센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 변화를 객관적인 수치로 가시화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여 관리자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골든타임’을 확보해 준다.
(2) 여름철 사례 : “낮이 아니라 밤이 성적을 결정한다”
외부 기온이 33~35℃에 육박하는 여름철에는 돈사 내부 온도가 주간 30℃를 상회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 그러나 생산성을 결정짓는 승부처는 주간의 고온 자체가 아니라, 야간에 돼지가 얼마나 열을 식히고 생체 리듬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름센스 데이터 분석 결과 일부 농가에서는 밤 10시가 넘어서도 내부 온도가 27~28℃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에 선진은 관리의 핵심 지표(KPI)를 ‘주간 최고 온도’에서 “야간 최저온도 도달 여부(28℃ 이하)”로 과감히 전환했다. 이를 위해 배기휀과 중계휀의 가동 시점을 앞당겨 야간 냉각에 집중했다.



그 결과 야간 내부 온도는 평균 2~3℃ 추가 하락했으며, 고질적인 여름철 사료 섭취량 저하 문제도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이는 “야간의 환경 회복력”이 곧 생산성 방어의 핵심 열쇠임을 데이터로 증명한다.
(3) 겨울철 사례 : “춥지 않게 하는 것보다 급락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환경 관리의 핵심은 평균 온도보다 급격한 하강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있다. 오름센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기온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새벽 시간대 내부 온도가 시간당 1.0~1.5℃ 하강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구간에서 비육돈의 설사와 폐사가 집중되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최저온도 관리와 함께 온도 하강 속도 최소화를 운영 기준으로 설정하고, 급락 구간에서 환기량과 보온을 동시에 조정하였다. 그 결과 CO₂ 관리를 유지하면서도 야간 저체온 발생이 감소했고, 겨울철 돈사 내 환경 편차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4) 환절기 사례 : “하루 안에 계절이 두 번 바뀐다”
환절기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시기다. 낮에는 과환기, 밤에는 저온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 과거에는 하루 중 한 시점의 체감 온도를 기준으로 운영하다 보니, 돈사 내 구역별 환경 편차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었다. 오름센스 데이터를 통해 돈사 전·중·후 구역을 비교한 결과, 동일 시간대에도 최대 1.5~2.5℃의 온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를 근거로 커튼 개폐 타이밍과 환기 단계 전환 기준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한 결과, 환절기 증체 편차와 환경 스트레스가 완화되었다. 환절기 관리가 ‘감각’이 아닌 패턴 관리의 영역으로 전환된 것이다.

(5) 사고 예방 사례 : “이상 징후를 먼저 알려주는 알람이 사고를 막는다”
양돈 현장에서 사고는 대부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징후를 놓쳐서 확대된다. 정전, 환기휀 정지, 보온장치 이상 등은 짧은 시간 안에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계열 농가 평균 데이터를 보면, 정전이나 환기 이상 발생 시 내부 온도는 30~60분 이내에 2~3℃ 이상 급변하는 특징을 보였다. 오름센스의 온도 알람 기능을 통해 ‘1시간 내 2℃ 이상 변화’와 같은 기준을 설정하고, 즉시 알림을 받도록 하면서 대응 시점은 현저히 앞당겨졌다.

실제로 야간 시간대 환기휀 정지로 내부 온도가 급상승한 사례에서, 알람 수신 후 즉각적인 현장 점검과 예비 휀 가동으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다음 날 아침 확인 과정에서 집단 폐사나 심각한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처럼 알람 기반 관리가 정착되면서, 온도 모니터링은 단순한 환경관리 도구를 넘어 사고 예방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야간·휴일처럼 관리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시간대에 알람은 ‘대리 관리자’의 역할을 한다.
3. 데이터 기반 환경 관리의 핵심 : 대응에서 예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관리자의 물리적 부재가 더 이상 관리의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부 업무 중이거나 취약 시간대인 야간에도 돈사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환경 관리는 사고 후 수습하는 ‘사후 대응’ 중심에서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사전 예방’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돼지의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은 사료를 무조건 ‘많이’ 먹이는 것이 아니라 ‘잘’ 먹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적정 온도가 유지될 때 사료 섭취량은 안정되고, 섭취된 에너지는 불필요한 체온 조절이 아닌 온전한 증체로 전환되어 결과적으로 FCR(사료요구율) 개선을 이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온도 관리는 단순한 환경 요소를 넘어 농장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경영 변수다.
4. 결론 : 버티는 기술’에서 ‘관리하는 기술’로
돈사의 온도는 늘 그 자리에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기록하며 알림을 통해 즉각 통제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오름센스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관리자의 시공간적 한계를 보완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며 생산성 손실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기반을 제공한다.
양돈 생산성의 격차는 결국 기본 관리의 완성도에서 비롯되며 그 기본의 중심에는 언제나 온도 관리가 있다. 따라서 실시간 모니터링과 알림을 통한 정밀 관리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양돈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온도 모니터링이 계절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계절이 동반하는 위험을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오름센스는 단순한 온도 기록 장치가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던 손실을 끊어내는 현장의 의사결정 도구다. 바야흐로 환경 관리는 계절을 힘겹게 “버티는 기술”에서 데이터를 통해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5월호 84~88p 【원고는 ☞ yslee2@sunjin.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