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매년 7월이 되면 양돈농가의 관심사는 한 가지로 모인다. “어떻게 하면 돼지를 빨리 출하할 수 있을까?” 7월부터 9월까지는 전통적으로 돈가가 높은 시기다. 따라서 농가 입장에서는 이 시기에 최대한 많은 돼지를 출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다르다. 여름철이 되면 사료 섭취량은 감소하고 증체량은 떨어진다. 질병은 증가하고 출하일령은 지연된다. 출하가 늦어지면서 돈방에는 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원래 100두를 사육해야 할 돈방에 120두, 130두가 들어가고 밀사가 발생한다. 밀사는 다시 증체량 감소와 질병 증가를 유발하고 출하일령은 더욱 길어진다.
결국 농장은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많은 사람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고온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온 조절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온이 상승하면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사료 섭취량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방문한 농장들을 살펴보면 실제 문제는 훨씬 복합적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양돈장은 이미 PRRS 양성농장이다. 모돈군 자체가 PRRS 양성인 경우가 많으며, 농장 전체가 지속적인 면역학적 부담을 안고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가 겹치면 돼지의 면역력은 더욱 저하된다. 그 결과 PED 후유증, 로타바이러스, 회장염(Ileitis)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장 건강이 크게 악화한다. 최근에는 젖돈(Grower) 및 육성돈(Finisher) 구간까지 설사가 지속되는 농장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여름철 생산성 저하의 원인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다. PRRS, PED 후유증, 로타바이러스, 회장염, 그리고 고온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름철 생산성 회복의 첫 번째 목표는 사료를 더 먹이는 것이 아니라 장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2. 고온 스트레스보다 더 무서운 장 건강 악화
필자가 최근 방문한 농장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사료 섭취량 감소, ▲설사 지속, ▲균일도가 크게 떨어지고, ▲증체량 감소, ▲출하일령이 지연된다. 많은 농장이 “돼지가 안 큰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로 돈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설사 분변이 곳곳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에는 이유자돈 구간의 문제로 생각했던 설사가 최근에는 육성돈과 비육돈 구간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설사가 지속되면 장 점막이 손상되고 영양소 흡수 능력이 감소한다. 돼지는 사료를 먹어도 영양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사료효율은 악화하고 성장률은 감소한다. 이 상태에서 단순히 사료의 에너지 수준만 높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설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사료를 급여해도 기대하는 성장 효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장 건강 회복이 모든 생산성 회복 전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3. 설사부터 잡아야 생산성이 회복된다.
가. 흡수율을 높인 산화아연과 유기산 활용
산화아연만큼 돼지에 있어서 연변 및 설사를 제어할 수 있는 단일 제제는 없을 정도로 매우 강력한 솔루션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는 환경규제로 인해 산화아연 사용은 크게 감소하였다. 일반 산화아연은 체내 이용률이 낮아 상당 부분이 분변으로 배출된다. 결국 분뇨 내 아연 함량이 증가하게 되고 퇴비 활용성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높은 수준의 산화아연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자는 최근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흡수율을 높인 산화아연 제품의 활용을 권장한다. 이러한 제품들은 일반 산화아연보다 적은 사용량으로도 장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분변으로 배출되는 아연의 양도 줄일 수 있다. 특히 PED 후유증, 로타바이러스, 회장염 등이 발생한 농장에서 장 건강 회복을 위한 단기적인 관리 전략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유기산 또한 매우 중요하다. 유기산은 장내 pH를 낮추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소화 효율을 개선한다. 필자가 방문하는 농장 중 설사가 심한 농장들은 대부분 유기산 활용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유기산을 고농도(사료 톤당 5~10kg)로 추가하면 연변 설사 개선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산화아연이 더욱 강력하기에 두 개를 같이 사용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나. 저단백(Low Protein) 사료 활용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공조를 맞추기 위해 여러 사료 회사들에서 저단백 사료가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저단백 사료들은 아예 사료 법규 기준이 다를 정도로, 기존 사료들보다 단백질이 상당히 낮춰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당연하게도 증체가 크게 떨어지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농장은 저단백 사료를 성장성이 많이 떨어지는 사료로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의 저단백 사료는 조단백 함량만 낮을 뿐 라이신, 메치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 수준은 충분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저단백 사료는 효과적인 구간이 설사가 매우 심한 농장들에서 빛을 볼 수 있다. 설사가 심한 농장에서는 과도한 단백질 공급이 장내 유해균 증식을 증가시키고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 건강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저단백 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연변과 설사가 심한 농장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 설사 시에는 가공사료보다 가루사료가 유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펠릿이나 크럼블과 같은 가공사료는 가루사료보다 이용성이 우수하다. 전분이 젤라틴화되어 소화율이 향상되고 증체량과 사료효율 개선 효과도 우수하다. 정상적인 돼지에서는 매우 좋은 사료 형태다. 그러나 설사가 심한 농장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의 현장 경험상 설사가 지속되는 농장에서는, 가공사료의 높은 이용성이 오히려 장내 유해균의 증식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정상적인 장관에서는 가공사료의 영양소가 돼지의 성장에 이용된다. 하지만 PED 후유증이나 회장염 등으로 장 건강이 크게 악화한 상태에서는 일부 영양소가 충분히 이용되지 못한 채 하부장기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장내 유해균의 좋은 기질이 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설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농장 중 설사가 심한 농장에서는 가공사료를 일시적으로 가루사료로 전환한 이후 분변 상태가 개선되는 사례를 여러 차례 경험하였다. 따라서 설사가 심한 농장에서는 장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저단백 및 가루사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4. 이용성이 좋은 대두박을 활용한 생산성 회복 전략
저단백 사료는 장 건강 관리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저단백 사료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최근 탄소중립형 저단백 사료들은 조단백 수준을 낮추는 대신 합성아미노산을 활용하여, 필수아미노산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다. 따라서 라이신, 메치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은 부족하지 않다. 문제는 비필수아미노산이다. 저단백 사료는 일반적으로 대두박 사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비필수아미노산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 또한 대두박 특유의 기호성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성이 더 좋은 대두박인 발효대두박(Fermented Soybean Meal)의 활용을 추천한다. 농장에서는 사료 회사가 아닌 이상 대두박을 구하는 게 매우 제한적이다. 설상가상으로 대두박을 농가에 공급하려고 하는 회사들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따라서 가격은 좀 비싸지만 대두박을 발효한 발효대두박은 구하기가 쉬운 편이다. 발효대두박은 일반 대두박보다 소화성이 우수하고 항 영양인자가 감소되어 있으며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기호성도 매우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발효대두박은 자돈사료에나 사용하는 원료라는 인식이 있는데 출하 구간에도 요즘은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육성 후기 및 비육 초기 구간에서는 사료 톤당 약 10kg 수준의 발효대두박을 추가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결과 발효대두박을 활용한 농장들은 사료 섭취량 개선과 증체량 향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장 건강 문제가 있는 농장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저단백 사료 프로그램은 단순히 조단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5. 성장 정체 농장의 항생제 활용 전략
최근 양돈산업은 항생제 저감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장이 과거보다 항생제를 훨씬 적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과 사용할 줄 모르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필자가 최근 방문한 농장들을 살펴보면 PED 후유증, 회장염, 만성 호흡기 질병 등의 영향으로 성장 정체가 지속되는 농장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농장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서 영양소가 성장보다 면역반응에 우선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사료효율은 악화하고 증체량은 감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수의사와 협의하여 적절한 항생제 프로그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타이로신(Tylosin)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항생제 중 하나다. 필자가 경험한 농장 중 일부는 비육 전 구간에 타이로신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성장성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다. 특히 회장염 문제가 존재하는 농장에서는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항생제는 만능이 아니다. 항생제의 내성 문제와 소비자의 인식 문제도 있다. 환기 불량, 밀사, 수질 문제, 장 건강 악화 등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생산성 개선은 어렵다. 그러나 질병 압력이 높은 농장에서는 적절한 항생제 프로그램이 생산성 회복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가. 액상급여 농장의 장점
최근 국내 대형 양돈장을 중심으로 액상급여 시스템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액상급여 농장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메인 믹서가 위치한 키친룸(Kitchen Room)을 통한 균일한 혼합이다. 액상사료 시스템은 사료와 물을 섞어서 급여하는 시스템이라 믹서에서 사료와 첨가제, 그리고 필요 시 약제까지 균일하게 혼합되어 공급되기 때문에 개체간 섭취 편차를 줄일 수 있다. 필자의 경험상 액상급여 농장은 타이로신과 같은 첨가 프로그램의 효과가 더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료 이용효율 개선과 균일도 향상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
6. 잊혀진 생산성 관리, 구충 프로그램
최근 양돈농장들은 백신 프로그램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PRRS, PED, 써코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등에 대한 백신 프로그램은 매우 정교해졌다. 그러나 구충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농장을 방문하다 보면 1년 이상 구충하지 않은 농장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농장이 기생충 문제를 과거의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금도 기생충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생충은 눈에 띄는 폐사를 유발하지 않는다. 대신 돼지가 섭취한 영양소를 빼앗고 장 점막을 손상시키며 면역체계에 부담을 준다. 그 결과 ▲사료 섭취량 감소, ▲증체량 감소, ▲균일도 저하, ▲출하일령 지연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농장에서는 단순히 “돼지가 안 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생충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필자는 구충 프로그램이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경제적인 투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수천만 원을 들여 시설을 개선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구충 프로그램 하나가 더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7. 밀사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출하일령 단축이다.
여름철 농장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밀사다. 농장 사장님들은 고돈가 시기인 여름철에 최대한 많은 돼지를 출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증체량이 감소하고 질병이 증가하면서 출하가 늦어진다. 결국 돈방에는 돼지가 쌓인다. 물론 돈방에 돼지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돼지가 있는 게 훨씬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여름철 고돈가 시기에 내 농장에 돼지가 출하가 안 되고 쌓여 있으면 매일매일 초조하고 근심거리가 된다. 밀사가 발생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밀사는 돈군간 싸움을 증가시키고 돈사 내 온도를 더욱 상승시킨다. 또한 호흡기 질병 발생률을 증가시키고 사료효율을 악화시킨다. 결국 증체량은 더욱 감소하고 출하일령은 더 길어진다. 밀사는 결과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원인이 된다. 따라서 밀사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출하일령을 단축하는 것이다.
8. 여름철 고영양 사료 프로그램의 활용

여름철이 되면 많은 농장이 사료비 절감을 고민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7월부터 9월까지는 고돈가 시기다. 이 시기에는 사료비를 조금 더 투자하더라도 출하를 앞당기는 것이 훨씬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가 방문하는 우수 농장 중 일부는 여름철에 과감하게 고영양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젖돈 구간에서는 상위단계 사료를 사용하고 육성돈 구간에서는 더 높은 영양수준의 사료를 급여한다.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영양소 섭취량도 함께 감소한다.
따라서 사료의 영양밀도를 높여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부 농장들은 여름철 동안 약 한 달간 전체 돈군에 고영양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출하일령을 단축하고 있다. 물론 단순 사료비는 증가한다. 하지만 고돈가 시기에 출하를 앞당기는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필자는 여름철을 사료비를 절약하는 시기가 아니라 출하일령을 단축하는 시기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9. 마무리
여름철 생산성 저하를 단순히 고온 스트레스로만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양돈장은 PRRS 양성농장이다. 여기에 PED 후유증, 로타바이러스, 회장염 등의 소화기성 질병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장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여름철 생산성 회복의 출발점은 설사 관리와 장 건강 회복이다.
필요 시 흡수율을 높인 산화아연과 유기산을 활용하고, 저단백 사료와 발효대두박을 적절히 적용하며, 항생제 프로그램과 구충 프로그램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여름철 고돈가 시기에는 출하일령 단축을 위한 고영양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여름철 생산성 회복의 핵심은 사료를 얼마나 싸게 먹이는가가 아니다. 돼지를 얼마나 빨리 건강하게 출하하는가에 있다. 여름철은 단순히 버티는 계절이 아니다. 여름철에 고돈가인 이유는 다들 돼지가 안 크기 때문에 출하돼지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여름철은 농장간 생산성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계절이다. 올여름에는 장 건강 회복과 출하일령 단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농장의 생산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기를 권장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7월호 80~86p 【원고는 ☞ banana004@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