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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입 사원으로 돌아간다면…. / 조제혁 위원

축산정보뉴스 안영태 기자 |

필자는 사료회사 생산 현장에서 약 7개월간의 근무한 경력을 제외하면 지역 부장으로 시작해서 정년 은퇴까지 영업 부문에서 일했다고 이모저모에서 몇 번을 언급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 선배의 추천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료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사실이다. 지도 교수님의 추천서도 한몫했다. 감사드립니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 필자의 성격은 극 내향적이었다. 그래서 영업을 잘 할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 의심도 했고 지역부장 교육 뒤에 생산 부문으로 잠시나마 방향을 바꾼 것도 필자의 극 내향적 성격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을 한다.

 

하여튼 지역부장 교육 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문구는 “지역부장은 “외로운 늑대”, “지역 야전 사령관”” 이었다. 13~14개월간의 세뇌 교육(?)을 통해 교육이 끝날 무렵에는 정말 지역 야전 사령관이 될 것 같았다. 주된 교육은 축종별 사양관리, 현장 실습 및 기록을 통한 농장 생산성 향상 교육, 그리고 지역 대리점 성공을 위한 경영분석 및 축종별 농장, 대리점 사업계획서 작성 등 어디에서 이러한 교육을 월급도 주고 숙식도 제공해주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투자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 당시 필자가 근무했던 회사를 “지역부장 사관학교”라고 했다. 교육을 받고 3년 정도 지나면 경쟁사에서 경력 지역부장으로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매년 신입 지역부장을 채용하고 교육을 하는 것은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교육 기간은 짧아졌지만).

 

 

이러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특히 필자를 변화시킨 것은 극 내향적 성격이 외향적 성격으로 변화한 것이었다. 아직도 혼자 있을 때는 내향적 성격이 가끔 나타나지만,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은 필자가 극 내향적 성격이었다고 말하면 믿지를 않는다. 지역부장 교육이라는 것이 성격까지도 변화시키는 것 같아 필자에게는 너무나 좋았다. 또한 되돌아보면 교육 내용에 포함되어있지는 않았지만, 교육 분위기가 졸업 후 판매본부에 소속되면 원팀(One Team), 그리고 의리(조폭도 아닌데)라는 단어가 필자도 모르게 머리와 가슴속으로 스며든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 같이 일했던 판매본부 팀원들과는 가족끼리도 알 정도로 친하게 지낸다(갑자기 보고 싶다. 글이 마무리되면 연락을 한번 해봐야겠다). 이러한 오랜 시간의 신입 사원 교육 과정을 거쳐서 결혼과 동시에 충청지역에 지역부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필자가 지역부장으로서 업무를 할 때는 제미나이, 쳇GPT 등, 그리고 스마트 폰이나 삐삐도 없었던 시기라 축종별 농장 및 관할 지역 대리점 사업계획서 및 경영분석은 교육 때 배웠던 것을 상기하면서 연필, 지우개, 그리고 계산기를 가지고 작성하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짧게는 2주 길게는 1개월의 시간 속에 만들었다. 지금이라면 노트북에 있는 사업계획이나 경영분석 양식을 이용하여 쉽게 만들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양식을 이용하여 쉽게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도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연필, 지우개, 그리고 계산기를 가지고 계산하고 나서 수정하고 또 지우고 수정하여 만든 자료는 약간은 깨끗해 보이지 않고 힘들었지만, 돈의 흐름은 머릿속에서 뚜렷하게 그려진다.

 

 

이러한 경험을 쌓기 위해 무식한(?) 방법을 교육 때 강행한 것 같았다. 지금도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를 보면 눈에서 숫자가 보이고 이해가 된다. 힘들여 만든 사업계획서나 경영분석 자료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농장과 지역 대리점에 방향을 제시하면 고마워하는 긍정적인 농장과 대리점도 있었지만, 일부 농장과 대리점은 본인의 보여주기 싫은 내용까지도 실제로 보여주게 된다고 자료 주기를 꺼리기도 한다. 그러면 설득시키는 노력도 지역부장의 몫이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농장이나 지역 대리점이 수익을 더 많이 내는 것을 보게 되면 지역부장하기를 잘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

 

필자가 활동할 때는 축산 관련 정보를 수월하게 접할 수가 없어서 나름대로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축산 관련 월간 잡지나 축종별 협회에서 주관하는 심포지엄에 지역부장의 내 돈 내 산으로 참석하여 고귀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이때 만난 농장 사장님은 필자의 1차 거래 목표 농장이었다. 왜냐하면 거래 가격도 중요하지만 일단 같이 교육받았던 내용을 통해 농장에서 실제 사료를 접목하기가 쉬웠고, 거래 또한 수익이 손에 잡히기에 경쟁사 보다 제품의 가격이 비싸도 거래가 수월했다. 그래도 필자가 라떼를 되돌아보면 가장 많은 정보를 공유해 준 것은 축종별 PM이나 R&D 분들이었다. 매월 진행하는 판매 훈련이나 판매본부 자체 회의 시 축종별 PM이나 R&D 분들이 내어주는 축산 관련 시장 정보와 새로운 사양관리 기술이 들어있는 교육 자료들은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내용이었다.

 

교육을 받고 지역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축종별 사양가 회의나 농장에서 직접 적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받았을 때 필자의 자신감이나 시야가 나도 모르게 커지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잊어버린 줄 알았던 기억들이 지금도 농장을 방문하여 필자의 오감을 통해 시설이나 돼지들을 보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정리되어 입으로 나오고, 또한 필자가 이모저모 글을 쓰는 원동력도 이때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니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축종별 PM과 R&D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면 웃겠지만 농장의 생산성 향상과 사료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장 속의 사양관리가 필수적이었고 농장에서 결과가 잘 나올 때는 나름대로 성공 농장(?)으로 필자는 보람을 느꼈다.

 

필자가 신입 사원 때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은 “소위 밥값을 했냐?”라는 것이었다. 신입 사원으로써 선배 지역부장들이 현장에서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한 내용을 들으면서 필자도 빨리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 교육받으면서 받았던 월급이 부담되었다. 필자는 지역부장을 하면서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했다. 스스로 자부(自負)한다. 밥값을 넘어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한 결과에 따른 성과급을 받았을 때, 그리고 필자의 아내가 미소 짓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더 열심히 지역부장으로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했다. 이제는 하나의 추억과 저질 체력으로 돌아왔지만, 오늘 이렇게 자신 있게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그때의 경험과 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지역부장들이 부럽다. 조금만 노력하면 많은 자료를 공유할 수 있고 활동하기 좋은 서비스 도구도 많아서 마음먹기에 따라 지역부장으로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목표 농장을 거래하는 데 있어서 거래 가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지역부장의 정직성, 강인한 용기, 신뢰, 리더쉽, 그리고 열정이 있다면 한 번 거래한 농장은 다른 사료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지역부장은 MZ 지역부장이라 성격이 독특하고 자기애, 자존감이 높아 필자의 지역부장 생활과는 확연히 다르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역부장의 역할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지역부장의 역할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다른 파트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다시 한번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필자가 과거에 듣기로는 외국에는 나이 많은 지역 부장들이 많다고 들었다. 필자가 다시 신입 사원으로 돌아간다면 AI 관련 전문가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가 아니면 사업부장도 판매 본부장도 영업 본부장도 아닌 지역 야전 사령관인 “지역부장”으로 영업을 다시 해보고 싶다.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매력이 있는 정말 좋은 직업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9월호 88~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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