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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막폐렴 백신을 선택하고 사용 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

이 현 준 차장 / 세바코리아 기술지원팀

1. 시작하며

 

다시 가을이 돌아왔다. 선선해진 새벽공기에서 점점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환절기가 되면 새벽공기 온도는 서서히 떨어지지만, 낮에는 여름의 기운이 남아있어서 일교차가 10℃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다. 돼지들이 느끼는 체감온도 변화도 커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돼지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호흡기 점막도 상대적으로 건조해진다. 여기에 환기량, 윈치 조절, 돈방 바닥과 돼지의 피모 상태(분변에 젖음 또는 건조), 슬러리에서 올라오는 가스, 분변이나 사료 등에서 유래한 먼지, 스트레스 등의 사양관리 및 환경과 관련된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PRDC의 발생을 쉽게 만드는 기회를 준다.

 

유행성폐렴과 흉막폐렴은 환절기에 유독 주목을 받지만, 사실 일년내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질병이다. 임상 및 준임상적으로 농장에 큰 경제적 손실을 주나, 필드에서 효능이 검증된 백신을 접종하고 그와 동시에 환경 및 사양관리를 개선을 도모하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으며, 설령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편에서는 이 두 질병 중 흉막폐렴 백신을 선택하고 사용할 때 꼭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해 나누어 보려고 한다.

 

흉막폐렴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질병이다. 흉막폐렴은 액티노바실러스 플로르뉴모니아(A.p)에 의해 발생하며, 혈청형의 독성에 따라 다양한 폐사율과 함께 섬유성-괴사성-출혈성 흉막폐렴을 보이는 심각한 급성 임상증상을 일으킨다. 만성형의 경우, 섬유성 흉막폐렴으로서의 만성적인 폐병변을 발생시킨다. 흉막폐렴 병변은 호흡운동에 기계적인 제한을 더 일으키고 고통의 강도도 더 높은데, 이것이 일당증체 감소, 사료요구율 증가, 출하일령 지연, 밀사 등으로 이어져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흉막폐렴균은 19형까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9형과 11형은 거의 같은 캡슐 다당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되어 같은 혈청형으로 간주하면서, 지금까지 18가지 혈청형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미분류 되었거나 발견되지 않은 것들을 감안하면 혈청형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혈청형 균체간에는 교차방어 효과가 거의 없어 면역학적으로는 18가지의 서로 다른 질병으로 볼 수도 있다.

 

2. 혈청형으로 흉막폐렴 백신을 선택하지 말자

 

지금도 농장에서는 흉막폐렴에 관해서는 문제를 일으킨 혈청형을 찾아내 그에 맞는 혈청형이 함유된 흉막폐렴 백신을 선택해 사용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청형은 백신 선택에 있어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농장에 어떤 혈청형들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도 상당히 어렵다. 우리가 알아낸 정보는 보통 임상증상이 심각하거나 폐사한 돼지들을 통해서 얻어낸 단편적인 정보이며, 진단검사에서도 LPS에 기반한 ELISA 키트로는 혈청형간 교차반응으로 인해 혈청형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흉막폐렴이 존재하는 농장에는 보통 하나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흉막폐렴 상재 농장 중 80~90%가 7개 이상의 혈청형에 양성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지역과 농장 단위에서 혈청형의 분포가 지속해서 변함과 항생제의 사용과 보균돈의 존재가 모니터링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혈청형의 파악을 더 힘들게 만든다.

 

 

혈청형을 잘 알아냈고 그 혈청형을 포함한 여러 가지 혈청형을 넣은 균체백신(박테린백신이나 자가백신)을 사용하더라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다른 혈청형에 의해 흉막폐렴 문제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 여기에 새로운 혈청형 또한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으므로 균체백신은 이에 대해서도 허점을 노출한다. 결정적으로 균체백신이나 자가백신은 흉막폐렴 컨트롤에서 가장 중요한 Apx 독소에 대한 면역을 전혀 형성시키지 않아서, 흉막폐렴으로부터 돼지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피해를 지속시킬 수 있다.

 

다행히도 모든 흉막폐렴 혈청형들은 독성을 가진 Apx l, ll, lll 중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독소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모든 혈청형을 백신에 넣을 필요 없이 Apx l, ll, ll에 대한 톡소이드만 백신에 제대로 함유시키면 Apx에 대한 특이 중화항체 유도를 통해 혈청형과 상관없이 흉막폐렴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3. 톡소이드 백신은 흉막폐렴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흉막폐렴은 부종병 대장균(STEC)에 의해 발생하는 부종병과 마찬가지로 그 세균 자체로 인한 것보다는 세균이 생산한 독소에 의해 주로 피해가 발생한다. 흉막폐렴균이 생산하는 Apx 독소는 면역세포들의 기능을 손상해 흉막폐렴균이 숙주의 면역을 회피할 수 있게 하고, 폐조직 세포 등의 용해를 통해 영양분획득을 돕는데, 이 과정에서 돼지의 폐가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톡소이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항생제 투약은 흉막폐렴 백신 미접종 농장에서 갑자기 흉막폐렴이 터졌을 때, 백신 접종을 통해 당장 보호할 수 없는 돼지들을 출하 때까지 조금이라도 보전하고자 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지만, 많은 농장에서 믿음을 갖고 흔하게 시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실제 약품비용과 폐사율 및 사료요구율 증감을 비교해 보면 톡소이드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항생제보다 훨씬 이득인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흉막폐렴균에 의해 생산된 Apx 독소는 항생제나 다른 처치로는 없앨 수 없으므로 항생제 투약으로는 흉막폐렴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항생제가 효과를 당장 보이더라도 출하가 가까워지면 휴약기간에 맞춰 항생제 투약을 무조건 중단해야만 해서 출하가 가까워진 비육돈에서 폐사 발생은 막을 방법이 없다.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오래 투약하더라도 농장 또는 체내에서 흉막폐렴균을 완전히 박멸시킬 수는 없다. 흉막폐렴균은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거나 바이오 필름을 형성하고 숙주 내에 집락을 형성하여 생존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살아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중에 환경조건이 좋아지면 다시 증식하고 Apx 독소를 생산하여 문제를 다시 일으킨다.

 

그래서 항생제만으로 흉막폐렴을 컨트롤하려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톡소이드 백신 접종으로 Apx 특이 중화항체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흉막폐렴은 연중 계속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톡소이드 백신 접종을 연중 지속해야 하는데,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환절기 즈음에만 접종할 때는 모든 일령의 돼지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으며, 집단면역이 무너지고 순환 감염을 촉발하는 결과를 가져와 절감한 비용보다 더 큰 손실을 보기 쉽다.

 

4. 자돈뿐만 아니라 후보돈에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흉막폐렴 양성농장은 대부분의 모돈이 흉막폐렴에 양성상태이기 때문에 여기에 음성 후보돈을 준비 없이 그대로 편입시키면, 후보돈의 감염에 의한 번식돈군 내에서의 추가적인 질병 전파 가능성과 생후 10일령 이상의 자돈이 조기 감염될 위험성을 높인다. 벨기에에서 농장 10곳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진행한 연구조사에서 샘플링한 모든 모돈이 Apx IV 혈청 양성으로 흉막폐렴에 걸린 상태로 확인됐지만, 후보돈은 69%가 혈청 음성으로 아직 감염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더해 농장에서 후보돈 도입 비용을 아끼거나 당장 부족한 두수를 보충하기 위해 비육사에 있는 돼지를 선발하여 후보돈으로 종종 사용할 때는 비육사에서 순환하고 있는 흉막폐렴균이 음성 후보돈과 모돈군으로 전파되어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따라서 더 효과적인 흉막폐렴 컨트롤을 위해서 자돈뿐만 아니라 후보돈에도 꾸준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며, 흉막폐렴 상재 농장에서는 자체 후보돈 선발 시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5. 폐사뿐만 아니라 만성형에 의한 흉막폐렴 병변도 줄일 수 있는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

 

흉막폐렴에 걸렸음에도 폐사하지 않게 되면 보통 몇 주에 걸쳐 만성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심급성 및 급성형은 폐사로 이어져 바로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나지만, 아급성 및 만성형은 인지하기가 쉽지 않아 대응이 늦어지거나 부재하게 되어 피해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흉막폐렴은 급사를 일으켜 농장에 큰 손실을 끼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사실 흉막폐렴에 의한 경제적 손실의 대부분 사료효율 감소에서 기인한다. 일례로 급성 및 만성 흉막폐렴이 상재된 모돈 600두 농장이 1년 동안 입은 약 4,000만원 손실 중 80%인 3,200만원이 사료효율 감소에서 오는 일당증체 감소와 출하일령 지연 등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흉막폐렴 백신을 비교하고 선택할 때 단순히 폐사율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고, 일당증체와 출하일령과 같이 만성형에 의해 저해되는 생산지표들도 같이 보아야 한다. 만성형에 의한 병변과 피해를 가장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도축장에서의 폐병변 스코어링인데, 이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세바 호흡기 관리 프로그램(CEVA LUNG PROGRAM : CLP)이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CLP는 도축한 돼지의 폐병변 스코어링을 통해 유행성 폐렴과 흉막폐렴을 모니터링하여 농장에서 적절한 백신 접종 프로토콜과 사양관리 방법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CLP는 단순히 농장에서 폐사했거나 문제를 일으킨 돼지만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출하된 돼지들의 폐를 평가함으로써 농장의 호흡기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또한 사육 기간에 주목하지 못했던 준임상적 감염도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종합적으로 계산된 폐렴 지수를 통해 다른 농장들과 비교도 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지금 흉막폐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검증된 흉막폐렴 백신인 코글라픽스와 CLP를 이용해 흉막폐렴을 컨트롤 해 보는 것을 제안한다.

 

■ 참고문헌

1. Marcelo Gottschalk, SWINE PLEUROPNEUMONIA

2. CEVA LUNG PROGRAM Methodology

3. Evaluation of A.p. immune status of sows and gilts in 10 Belgian sow herds, De Jonghe Eva1, De Backer Peggy1; ESPHM 2018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9월호 75~79p 【원고는 ☞ hyunjoon.lee@ceva.com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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