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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2년 12월호, 시장을 올바르게 만들어가는 2023년을 기대하며

이 준 범 영업혁신부문장 / 선진 식육유통BU

2022년은 2020년부터 이어온 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한해이다. 이제는 2022년의 변화를 하나씩 되짚어보고 2023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1. 2022년 한돈업계 주요 이슈

 

 

2022년 12월이 되어서 회고면 하자면 상기와 같다. 그런데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다음 내용은 필자가 2021년 12월에 타 전문지에 기고했던 내용이다.

 

 

2021년 12월 예상했던 것처럼 모든 물가는 치솟았고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 축소) 금리 인상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와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제불황 속 물가상승)이 시작되었던 2022년이었다. 원료돈은 공급량 증가가 예상되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돼지유행성설사병(PED)으로 하절기 감소폭이 컸으나 10월이 되면서 출하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엔데믹으로 사람들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2022년 2/4분기 초기 보복적인 외식소비가 일어났었다. 각종 모임과 야외활동, 그리고 2년여간의 답답했던 마음을 보복적인 활동량 증대와 외식소비로 해소한 듯하다. 또한 끝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은 2022년 11월 11일 미국 물가지수 상승률이 낮게 나타나면서 환율과 주가 반등과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기조로 바뀌는가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2022년은 물가상승 압박으로 전반적인 소비세가 감소하고,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수입 돈육의 대형마트와 중소 마트 점유율이 올라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팬데믹으로 2021년 무섭게 매출증가세를 보이던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막대한 광고비를 감당할 만한 매출이 유지되지 않게 되면서 온라인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온라인의 편의성에 길든 고객들은 남아있기에 코로나 이전보다는 증가한 모습이다.

 

2. 이제 우리는 2023년의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

 

 

2023년은 내핍의 시대가 될듯하다. 궁핍함을 견뎌낸다는 뜻이다. 세상 모든 물가의 상승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고, 이로 인한 기업들의 돈맥경화는 투자와 생산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빈도는 감소하고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예상된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돈업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수입 돈육의 국내 M/S(시장점유율) 확대일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외식소비의 급감에 따라 거의 사라져갔던 수입 돈육 외식시장은 다시 한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고, 내식시장 또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 집객을 위해 수입 돈육의 M/S를 이미 늘리고 있다.

 

육가공업체로서는 그나마 수입 원료육의 가격경쟁력 하락에 따른 국내산 원료율(후지, 잡육, A지방)의 강세로 어느 정도 수익성을 유지했던 2022년이다. 하지만 2023년은 하반기쯤 미국과 유럽 현지의 가격 상승세와 중국 자국 내 생산성 증대, 환율의 약보합 등 환경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면 다시 예전처럼 원료육 시장을 수입 돈육에 뺏길 가능성이 작지 않다.

 

그로 인해 한돈 관련 종사자들의 각각 업계는 구조조정 방향을 가질 것이다. 유통 마트업계도 고정비를 감내할 만한 단골손님을 확보한 매장만이 살아남을 것이고, 한돈 취급 외식업체 또한 특유의 경쟁력을 가진 우수식당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육가공업체도 상승하는 지육가, 인건비, 물류비 등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우수한 거래처들을 기확보한 업체만이 살아남고, 양돈농가 또한 ASF와 PED에 대한 대응 준비가 되어 있고 규격 품질, 등급 품질이 우수하게 관리된 농가만이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3.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 가장 먼저 적응하는 자는 승리자가 된다. 재미있는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올림픽 높이뛰기 종목에서 최초로 배면 높이뛰기를 해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있다. 이전까지는 모두 발을 먼저 올려서 뛰어넘는 가위뛰기를 했는데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때 미국의 딕 포스베리라는 선수는 배면뛰기 방식을 최초로 시작했다.

 

이는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이다. 이전까지는 높이뛰기의 바닥이 모래였는데 1968년부터 매트로 바뀐 것이다. 떨어지는 지점이 매트이므로 등지고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 것을 감안한 포스베리 선수는 배면뛰기를 시도하여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처럼 빠른 환경변화에 먼저 대응하는 민첩함이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 우리에게 환경변화에 선 대응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악순환의 구조가 예상되는 2023년이라 하더라도 극복해낼 방법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2023년 키워드 중 ‘평균 실종’이라는 말이 있다. 소비의 양극화를 예상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소비 빈도가 줄고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부류와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높은 가치와 단 한 번이라도 특별한 가치를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와 부류는 상존한다. 물론 각자가 체질 개선과 뼈를 깎는 수익구조 개선에 노력하는 것이 기본이겠고, 이에 더해 좀 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만들려는 노력과 그러한 고객을 찾아가는 노력에 집중해야 하겠다.

 

 

이렇게 복잡하고도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생각으로 2023년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은 올바른 방향성이다. 우상향하는 방향성과 시장을 올바르게 만들어가겠다는 방향성,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는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그 어느 산업보다도 복잡한 환경에 의해 비즈니스 환경과 수익성이 결정되는 분야가 축산분야라고 생각한다.

 

질병 이슈, 소비 이슈, 대체재 이슈 등의 변수에 의해 아무리 경쟁우위를 갖추더라도 적자가 날 수 있고 또 어떤 해는 아무리 경쟁력이 떨어져도 수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그것은 5~7년을 주기로 반복적인 상황이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상황변수에 의해 사업의 수익성이 결정되는 부분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크기 때문에 당장 미래시장에 대한 대응보다는 고잉컨선(going concern, 계속 기업) 할 수 있는 지속 개선 마인드와 올바르게 시장을 만들어가는 방향성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正道向亥(정도향해) : 바른길로 향해가는 돼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가 고민하고 예측하고 시장을 준비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축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상기한 예측력과 대응력보다는 올바른 길로 꾸준히 나아가려는 방향성과 실행력이 중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12월호 65~69p 【원고는 ☞ jblee@sj.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