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숨 막히는 여름이 끝나기도 전에 양돈장들은 이제 더 험난한 겨울 피해의 큰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열대야 평균 일수가 20.2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유난히 더웠던 한 해였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또 다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올겨울 영하 18℃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한파 경고는 마치 초겨울부터 다가올 시련을 예고하는 듯하다. 게다가 이제 농가들은 봄과 가을의 짧아짐을 체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긴 여름과 겨울은 농장 생산성에 타격을 주기 쉽고, 특히 겨울철에는 냉해와 같은 악조건으로 인해 사양관리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그러나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처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가오는 겨울철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농장의 전반적인 생산성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본 고에서 겨울철 양돈장 생산성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사양관리 전략을 다룰 것이다.

 

2. 겨울철 포유자돈 생산성 저하 요인

 

양돈장에 있어서 겨울은 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병원체가 살아남기 좋은 환경이 된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항원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수단인 면역력이 저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해 최대한 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겨울철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는 사양관리 및 생리적 요인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사양관리적 요인 : 분만사 보온과 초유 섭취의 중요성

겨울철 낮은 외기 온도는 돼지의 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체온 유지 기능이 약한 포유자돈을 위해서라도 돈사의 보온과 단열은 매우 중요하다. 분만사 내 단열 작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차가운 냉기가 돈사 내로 유입되면서 다양한 문제를 유발될 수 있다. 미흡한 단열로 인해 유입된 차가운 냉기가 하강하게 되면 포유자돈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무기력증이나 저혈당증으로 이어져 모유 섭취량이 감소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온도 하강 방지를 위해 환기량을 줄이는 겨울철은 돈사 내 세균과 곰팡이가 혼재된 먼지가 포유자돈이 호흡할 때마다 기도와 폐를 자극하여 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외부 병원체 침입으로 심한 경우 급성 패혈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환기량 감소로 인해 돈사 내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가 적절하게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머무르면서 돈사 내 유해가스의 발생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겨울철에는 포유자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아 사양관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초유는 분만 직후 모돈으로 분비되는 젖으로 일반 돈유에 비해 우수한 단백질과 지방 등 영양소 조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뮤노글로빈(immunoglobulin) A, G, M과 락토페린과 같은 항균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초유는 시간에 따라 품질이 낮아지는데 첫 자돈 분만 후 6시간이 흐르면 항균물질 함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자돈의 경우에도 태어나고 24시간 이내 이뮤노글로빈(immunoglobin)을 흡수할 수 있는 장 점막이 닫히는 장벽 차단(gut closure)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섭취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초유의 중요성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다만 겨울철의 경우, 초유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낮은 온도에서 면역력 획득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포유자돈 질병 감염과 폐사율 증가에 치명적이다.

 

나. 생리적 요인 :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

혹자는 겨울철 사양관리에 왜 여름철 사양관리 이야기를 하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겨울철 분만사 번식 성적은 직전 여름철 기후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고온 스트레스를 뚫고 성공적으로 임신이 된 모돈의 경우 겨울철에 분만하게 된다. 올해 같은 경우는 9월까지 폭염주의보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겨울이 되더라도 후유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임신기 고온 스트레스는 자돈의 체내 열 생산, 유지나 성장을 위한 영양소 요구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 내 글로코스(glucose) 이용을 제한하여 대사 작용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ohnson 등, 2015). 이에 따라 (그림 2)와 같이 포유자돈 면역력 획득과 더불어 향후 농가 수익에까지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더 각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He 등, 2020).

 

3. 면역력 약화 예방 및 강화 전략

 

가. 단열과 낮은 환기량으로 인한 샛바람 피해 예방 전략

돈사 내부 유해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내부로 유입시킬 수 있는 환기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겨울철 돈방 내 온도를 낮추고 외부에서 유입된 찬바람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환기량을 최소로 유지하여 돈방의 온도 감소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샛바람은 어린 포유자돈의 체온 저하로 인하여 면역력이 저하하게 되고 이는 곧 각종 질병에 노출되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샛바람 차단을 위해 출입문과 각종 외벽에 부직포나 보온덮개 등으로 돈사의 단열을 보강하거나 이도 어렵다면 비닐을 통해서 찬 바람을 막는 시설을 설치해 준다면 짧은 시간에 많은 시설 투자를 하지 않고도 돈사의 단열 수준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그림 3). 또한 냉기 하강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차단막 장치를 추가로 조성한다면 체온 유지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포유자돈 보온 공간을 효과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훌륭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대부분 겨울철 보온 공간 마련에만 집중하지만, 마련 후 보온 공간 내 온도가 적절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보온상자 설치 후에는 온도가 높거나 낮지는 않은지 포유자돈들의 누워있는 상태를 수시로 보면서 확인하고 보온등 높이를 조절하는 대처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그림 4).

 

나. 포유자돈 면역력 획득을 위한 초유 섭취 전략

분할 포유는 분만 후 자돈의 일부를 분리하여 젖을 섭취하게 하는 포유관리 방법이다. 이러한 분할 포유관리를 하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자돈들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편안하게 포유할 수 있다. 분할 포유를 시키게 되면 모든 자돈이 200mL 이상의 초유를 공평하게 나누어 섭취할 수 있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다산성 모돈을 사용 중인 농가에서는 모든 포유자돈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복 중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작은 자돈을 대상으로 생후 첫 30분 동안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분할 포유는 포유 중 폐사율이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가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일찍부터 양돈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에서 이미 분만에서의 기본 관리로 잘 정착된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 장 건강 개선 첨가제 활용 전략

포유자돈 건강이 악화하였을 때 단열 보강, 보온 구역 설정 등 다양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지만, 포유자돈의 소화기 생리를 고려한 직접적인 장 건강 개선제인 생균제를 급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겨울철 열악한 환경에서 장 건강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포유자돈에게 성장 속도가 우수한 육성돈 개체 분변으로부터 분리한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Lactobacillus salivarius) 2종을 생균제로 생산 후 포유자돈 시기부터 이유자돈 시기까지 급여하였을 때 장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증가하였고 Coliform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oturi 등, 2021 ; 그림 5).

 

 

또한 포유자돈 시기 생균제 급여는 융모 성상을 개선하여 소화율과 장 기능이 향상되었다. 따라서 노동력과 별도 시설 투자비가 부담스러운 농가에서는 선택적으로 입붙이 사료를 통해 생균제를 급여하는 전략은 장 건강을 개선하여 포유자돈 면역력 획득과 저온 스트레스를 일부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4. 맺음말

 

지속해서 악화하는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 현상은 양돈농가에 더 큰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추운 기후에서는 포유자돈 체온관리를 통한 건강 회복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사전 준비와 효과적인 관리 전략이 필수이다. 모든 준비는 한발 앞서 이루어져야 하며, 철저한 대비가 이 혹독한 겨울철에도 양돈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2월호 94~98p 【원고는 kjs896@kangwon.ac.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