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는 돼지의 생식기 및 호흡기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양돈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주로 폐와 림프조직의 백혈구를 타깃으로 번식돈군에서는 번식성적 저하, 자돈에서는 호흡기 문제, 성장지연, 폐사율 증가를 나타내는 현재 양돈산업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중요한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PRRS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로 주로 돼지의 면역 세포를 공격하여 면역 체계를 약화한다. 이 질병은 1987년 북미 지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유럽에는 1형 바이러스가 북미에는 2형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유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여 돼지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이번 기고글에서 최신의 PRRS바이러스 모니터링 방법과 모돈 안정화 평가법, 그리고 업데이트된 Lineage 1 바이러스 특성, 마지막으로 방제 전략에 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1. PRRS의 증상
PRRS는 두 가지 주요 임상 증상을 나타낸다. 생식기 증상 : 임신한 돼지에서 유산, 조산, 사산, 그리고 약한 새끼 돼지의 출생이 증가한다. 감염된 돼지는 식욕 부진, 무기력,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호흡기 증상 : 모든 연령대의 돼지에서 호흡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어린 돼지에서 심각한 호흡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감염된 돼지는 호흡 곤란,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
2. PRRS의 모니터링
PRRS의 진단은 임상 증상과 실험실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혈액, 폐 조직, 림프절 등의 샘플을 이용한 바이러스 분리 및 RT-PCR 검사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ELISA와 같은 혈청학적 검사로 항체를 검출할 수 있다. PRRS 질병 컨트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돈에서 자돈으로의 수직감염 차단이다. 수직감염 유무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써 최근에는 돼지 개체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고전적인 방법보다는 돼지를 희생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도 돈군 전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수직감염 모니터링을 위한 샘플링 방법에는 이유자돈 혈액, Processing fluid(처치액, 고환액), Family oral fluid(가족 타액), 폐사돈 혀끝 샘플 등을 추천할 수 있다. 각각의 샘플을 이용하여 PRRS 안정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르다. 최근 개정된 미국 수의사회의 PRRS 돈군 평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선 이유자돈 혈액의 경우 60두 이상의 혈액을 이용하여 매월 PRRS PCR test를 수행하여 3회(90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경우 모돈군 안정화, 즉 안정화 2단계임을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처치액을 사용하면 자돈 혈액 샘플링 숫자를 줄일 수가 있다. 매달 30마리의 자돈 혈액을 채취하여 5마리씩 묶어서 PCR test를 진행하고, 매주 처치액을 얻어(처치액은 최대 250마리 이내로 진행) PCR test를 진행하여 90일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경우 모돈군 안정화인 양성 안정화 2단계임을 증명할 수 있다. 혀끝 샘플의 경우 PRRS 음성 농장에서 새롭게 바이러스가 도입된 것을 증명할 때 바이러스를 가장 쉽게 찾아내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모니터링 방법은 미국 농장 기준으로 제시된 방법이다. 국내의 경우에는 이유자돈 30마리 혈액을 매달 채취하여 5마리씩 섞어 PCR test를 진행하거나 매주 처치액을 모아서 PCR test를 진행하여 3개월 동안, 즉 12주 연속으로 PRRS 항원 음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3. PRRS바이러스의 변이와 확산
PRRS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심한 바이러스로 다양한 유전형을 가지고 있다. 주로 북미형(PRRSV-2)과 유럽형(PRRSV-1)으로 나뉘며, 이들 바이러스는 각각 여러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변이는 바이러스 입자의 단백질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병원성과 백신 방어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미형 PRRS 1계열 중 NADC34 유사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많은 모돈 폐사, 유산, 자돈 폐사가 보고되고 있다. 이전의 국내 PRRS 감염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돈 폐사까지 발생하여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
하지만 2022년 발생 초기와는 다르게 현재는 NADC-34 PRRS바이러스의 병원성은 모돈에서는 강하게 나타나지만, 자돈에서는 문제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 케이스도 매우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보아야 할지 농장의 특성으로 보아야 할지 명확하지는 않다. 현장에서 모돈과 자돈 모두에 커다란 피해를 준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실험실 실험에서 모돈은 유·사산이 발생하지만 자돈은 폐사가 전혀 나타나지 않은 연구도 있다. 따라서 새롭게 국내에 출현한 북미형 lineage 1바이러스 그중에서도 NADC-34 PRRS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모돈에 큰 손실이 있는 바이러스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과 예방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4. PRRS의 예방 및 통제
PRRS를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 백신 접종 : PRRS 백신은 생백신과 사백신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되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생백신은 불활화 백신보다 방어 효과가 우수하지만 변이와 재조합의 위험이 있으며, 반대로 사독백신은 방어 효과가 낮지만 안전하다. 생독백신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약독화 생독백신(Modified live vaccine)과 생바이러스 접종(Live Virus inoculation)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PRRS에 대한 생바이러스 접종은 법적으로 규제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생바이러스 접종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은 PRRS 감염에 대해 면역을 부여하고 감염에 의한 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 PRRS 생독백신을 접종하면 PRRS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체액성/세포성 면역을 유도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돼지 체내의 바이러스 혈증 수준을 감소시켜 임상 증상을 완화하여 생산성적(폐사, 일당증체량, 사료효율)을 개선한다.
생독백신은 또한 넓은 범위의 교차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 지속적인 생독백신의 사용은 농장에 순환하고 있는 바이러스 종류를 감소시켜 주며 감염돈군에 접종 시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PRRS 백신은 질병의 발생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백신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차단방역과 돈군관리 등 추가적인 방제 전략이 필요하다.
차단방역 : 농장 내외부의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철저한 차단방역이 필요하다. 사실 현재 PRRS를 예방할 수 있는 능동적인 방법은 차단방역이 유일하다. 차단방역은 외부 돼지의 도입 시 격리, 농장 출입 시 소독, 차량, 사람 및 장비의 철저한 관리 등을 포함한다. 차단방역의 핵심은 농장 외부의 병원체가 농장 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차단방역을 외부 및 내부 차단방역으로 간단하게 구분하였지만, 요즘에는 Bio-exclusion, Bio-management, Bio-containment 세 가지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추세이다. 한국 말로 바꿔보자면 병원체-차단, 병원체-관리, 병원체-봉쇄로 해석할 수 있다.
Bio-exclusion(병원체-차단)은 외부 차단방역과 비슷한 개념으로 외부의 새로운 병원체가 농장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며, Bio-management(병원체-관리)는 내부 차단방역과 비슷한 개념으로 농장에 이미 존재하는 병원체를 제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Bio-containment(병원체-봉쇄)는 병원체가 다른 농장으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따져보면 내 농장만을 위한 차단방역의 개념에서 내 이웃을 위한 농장의 차단방역으로 확대된 개념이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대입해 본다면 원발성 발생 농장에서 다른 2차, 3차농장으로의 전파 차단도 사전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PRRS는 양돈산업에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적절한 예방 및 통제 방법을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농장의 입지 선정, 후보돈 도입과 출하 규정, 예방백신 접종, 철저한 방역, 질병 모니터링 프로그램 등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PRRS의 확산을 막고 농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PRRS에 대해 내 농장뿐만 아니라 내 지역, 더 나아가 한국에서의 PRRS 컨트롤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월호 68~72p 【원고는 yusik.oh@boehringer-ingelheim.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