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겨우내 추위로 움츠려 있던 만물이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계절에 상관없이 가축을 키우지만, 계절에 맞는 사육환경과 적절한 관리방법을 준수할 때 농가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축사에서 나오는 냄새는 가축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으나 민원이라는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항상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소환기를 했던 겨울에서 점차 환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냄새의 발생 증가와 함께 민원발생도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봄철시기에 축사시설과 분뇨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특히 본격적으로 환기량이 증가하고 냄새 발생이 늘어나는 시기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고에서는 농가에서 봄철에 축사의 냄새를 줄이기 위한 돈사의 시설환경 및 분뇨관리 관점에서 점검 포인트를 설명하고자 한다.

 

2. 돈사 내부관리

 

국내 양돈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바닥은 대부분 콘크리트 슬랏 또는 반슬랏 형태로 되어 있다. 이는 분뇨관리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으나 분변 자리 관리가 어렵고 냄새 발생이 많은 단점이 있다. 특히 반슬랏 돈사는 분변 제거와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돈사 바닥의 재질은 돼지의 체중에 따라 단단한 재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며 가급적 돈사 위생, 분뇨 배출 및 청소가 용이한 슬롯 형태의 바닥을 권장한다.

 

돈사 내부는 악취 발생이 심하면 안개분무를 통해 먼지 발생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전면슬랏의 경우는 상관없으나, 부분슬랏이나 평바닥의 경우 깔짚이나 사료를 미리 뿌려주어 평바닥과 똥 자리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냄새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또한 돈사 내부를 청결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낮은 습도에서 쌓인 먼지 등을 봄철에 세척함으로써 냄새 발생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이는 올인 올 아웃을 통해 돈사 내부를 고압분무기를 이용하여 세척함으로써 냄새저감 및 방역관리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돈사에는 슬러리 피트라는 간이 분뇨 저장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 공간에서 장기간 분뇨가 정체될 때 혐기성으로 부패하여 돈사 내부에 많은 양의 냄새 물질이 발생하여 돼지 생산성에도 영향 주며 돈사 외부로 배출될 경우 민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피트 내 슬러리 저장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산과학원의 자료에 의하면 저장기간이 2주에서 6주로 증가하면 인돌류는 4.11mg/L에서 7.54mg/L로 증가하였고, 이성질체 지방산의 경우 1,167mg/L에서 1,544mg/L로 증가하여 슬러리 저장기간을 줄이는 것이 냄새 감소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분뇨를 자가 처리하고 있는 양돈농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퇴액비 처리장의 처리용량과 퇴액비 배출계획을 수립하여 피트 관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3. 돈사 외부관리

 

겨울철 돈방 내 온도관리를 위해 최소환기를 하는 농가에서 계절이 바뀌면서 환기량이 서서히 증가함에 따라 돈방 내 냄새 물질들이 외부 배출이 증가하는 시기에 농장에서는 냄새 물질의 외부 배출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봄철기간에는 여름철 최대환기를 고려하여 환기휀 및 냄새 물질 저감시설에 대하여 예방적 점검이 필요하다.

 

바이오 커튼의 경우 차광막의 먼지를 털어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축사의 냄새는 먼지에 부착되어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존의 차광막에 먼지를 제거함으로써 냄새 발생을 줄이고 바이오 커튼의 수명을 사용주기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환기휀의 경우도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환기량도 증가하기 때문에 봄철에 미리 점검하여 환기휀의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교체 또는 수리함으로써 여름철 최대환기에 대비하여야 한다.

 

양돈장에서 냄새 발생이 많은 곳이 분뇨처리장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슬러리 고액분리기를 작동할 때 냄새 발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액분리기를 가지고 있는 농가에서는 밀폐가 되어 있다면 냄새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밀폐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번 기회에 밀폐하는 것이 냄새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 축사 내 퇴액비 시설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올라가는 봄이 되면 경작지 파종을 위해 천연비료인 퇴액비 요구가 늘어나 농가의 퇴액비를 본격적으로 경작지로 보내게 되는데, 이때 농가에서는 양질의 퇴액비로 만들어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가들은 2021년부터 시행된 부숙도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부숙도 기준 부적합 우려가 있는 경우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검사를 받아 부숙도 기준에 적합한 퇴액비를 살포해야 한다. 농가에서 부숙을 잘하게 되면 고품질의 퇴액비를 만들 수 있고 결국 암모니아 등 주요 냄새 물질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고품질의 퇴비를 만들기 위해 양돈농가에서는 돈분뇨 슬러리의 수분함량이 높기 때문에 퇴비화하기 전에 고액분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액분리가 잘되지 않을 경우 수분함량을 맞추기 위해 수분조절재 사용량이 많아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통풍식 퇴비화시설을 가진 농가에서는 고품질의 퇴비 생산을 위해 적정 공기 공급량(퇴비더미 1㎥당 1분에 150L)을 준수하여야 한다.

 

액비의 경우 겨울철에는 작물이 파종되지 않기 때문에 액비를 사용하지 않으나 작물 파종이 시작되는 봄철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지에 살포되는 액비 요구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봄철에 농가의 액비저장조에 액비를 비워두지 못하면 분뇨 발생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농가의 가축분뇨 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가축분뇨를 자가 처리하는 농가에서는 퇴액비 처리시설의 용량 및 운영상태를 고려하여 겨울이 끝나는 시점에 미리 분뇨관리 계획을 수립하여 슬러리 배출시기를 조정하는 게 좋다. 또한 슬러리 피트를 비울 경우 가급적 바닥까지 최대한 비우는 것이 좋다. 대부분 분뇨가 저장되는 슬러리 피트에서 냄새가 발생하기 때문에 봄철에 피트를 완전히 비우고 세척까지 한다면, 냄새 발생도 줄이고 여름철 분뇨관리도 수월해지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액비화를 통해 분뇨를 자체 처리하는 농가에서는 액비 살포에 따라 저장조를 비워둘 수 있는 환절기에 저장조 바닥이나 배관에서의 침전물을 청소할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이때 침전물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와 같은 유해가스로 인한 위험성으로 인해, 자체 청소보다는 가급적 외부 전문가에 의뢰하여 청소하고 작업 전에 침전물 처리방안을 미리 협의할 것을 권장한다.

 

5. 맺음말

 

봄철 축사 냄새관리는 겨울철 축사 내부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던 냄새 물질들이 서서히 축사 외부로 배출되는 시기로, 축사 내외부의 냄새 발생 원인에 대한 적절한 점검·개선 및 관리를 통해 냄새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환기량이 많은 여름철에 대비하여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봄철에 예방적으로 발생 요인을 관리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축사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완전히 없애기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후각으로 느끼고 있는 냄새 물질은 수백 종의 화합물질이 연관되어 있어서 단일 기술로 없애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축산냄새 저감시설의 설치도 좋지만, 농장을 청소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저감시설의 주기적 관리와 개선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축산냄새를 줄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결국 농장주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2월호 72~75p 【원고는 ☞ andrewlee@korea.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