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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모돈 건강이 경쟁력이다. / 최영조 박사

최 영 조 박사
㈜팜스코 축산식품연구소 양돈R&D팀장

2025년은 많은 양돈농가들에게 분명한 경고를 남긴 해였다. 연초, 즉 겨울부터 바이러스성 질병이 전국적으로 증가했고, 특히 PRRS 감염이 모돈군 전반으로 확산하였다. 일부 농장에서는 뚜렷한 임상증상이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번식성적 저하, 분만 후 회복 지연, 포유 중 사료섭취 감소와 같은 형태로 문제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 영향이 모돈 단계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면역력이 저하된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상적인 출발선을 밟기 어려웠다. 특히 장 건강이 취약한 상태로 태어난 자돈이 증가했고, 이유 전후 설사와 성장 정체가 반복되었다. 여기에 지난 10여 년간 지속해서 도입된 다산성 모돈(Hyperprolific sow) 체계로 인해 산자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저체중 자돈의 비율 역시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산자수가 증가할수록 자궁 내에서 자돈 한 마리당 공급되는 영양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근섬유 수와 장 발달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는 자돈이 늘어나며, 이러한 자돈은 태생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낮고 질병과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여기에 PRRS 감염 모돈이라는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작년에 태어난 자돈들의 전반적인 건강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 분명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여름철은 고온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고, 9월 이후 돼지가 가장 잘 커야 할 시기에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과 큰 일교차가 지속되었다. 이로 인해 증체는 떨어지고 출하일령은 길어졌으며, 출하지연이 누적되면서 2025년 12월까지 출하돼지가 부족해 고돈가가 장기간 유지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모돈 면역 저하 → 저체중·취약 자돈 증가 → 환경 스트레스 → 증체 저하 → 출하지연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다. 그리고 이 구조는 2026년인 올해에도 충분히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난해의 경험을 거울삼아 봄철 모돈과 자돈 단계에서 반드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포인트를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1. 2026년 봄, 모돈 관리의 핵심은 ‘면역과 회복’이다.

 

2025년을 거치며 많은 농장에서 모돈의 면역 상태는 겉보기보다 훨씬 깊이 손상되었다. PRRS 감염을 경험한 모돈은 임상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정상 상태로 회복된 것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포유 중 사료 섭취량 감소, 분만 후 회복 지연, 재귀발정 증가 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PRRS 감염이 모돈 번식성적과 자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Holtkamp 등 (2013), Nathues 등 (2017)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PRRSV에 감염된 모돈은 수정률과 분만율이 유의적으로 감소하고 사산 및 허약 자돈 비율이 증가한다. 또한 PRRS 양성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은 생시체중이 낮고, 선천적 면역 반응이 저하되어 이유 전 폐사율과 성장 정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PRRS는 단순한 질병 문제가 아니라 농장의 ‘다음 세대 성적’을 결정짓는 구조적 변수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림1)은 독일에서 PRRS가 농장들(분만부터 출하)에서 개별 비용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연구이다. 여기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매출(Revenue)의 붕괴이다. 이유는 PRRS는 농장에 곧바로 산자수, 이유두수, 출하두수를 감소시켜서 농장 매출에 직격탄을 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농장에 돼지가 안 나와서 농장을 무너지게 하는 질병이다. 하지만 사료비(Feed cost)도 상당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료비가 왜 늘어나는 것일까? PRRS는 농장에서 계속 순환감염을 일으키면서 임상증상이 없는 돼지도 잘 안 크게 만드는 준임상증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돼지들은 면역 및 스트레스 쪽으로 영양소가 소모되고 있어서 성장이 정체되고, 지속해서 농장에서 골치가 되는 돼지들이 된다. 따라서 돼지의 성장이 정체되고 출하일령이 증가되며 FCR을 악화시키게 된다. 다시 말하면 안 크는 돼지를 더 오래 먹이게 되는 결과인데, 이건 계속 최근 대한민국 양돈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들이다.

 

가. 모돈 체형은 모돈의 ‘유지 능력’을 판단해야 한다.

 

 

봄철 모돈 관리에서 가장 위험한 판단은 “체형은 정상이다”라는 생각이다. PRRS를 겪은 모돈은 체중은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근육과 체지방의 질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특히 포유 초기 1~2주 동안 사료섭취 회복이 늦은 모돈은 체형 붕괴가 급격히 진행된다(사진 2). 이러한 모돈은 다음 번식에서 발정지연, 수정률 저하, 산자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봄철에는 체중 수치보다 포유 초반 체형 변화, 섭취 회복 속도, 분만 후 회복 기간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

 

나. PSY가 높아도 출하성적과는 다른 문제이다.

 

 

2025년 현장에서는 분만 시간이 길어지고 분만 중 개입 횟수가 증가한 농장이 적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관리 미숙이 아니라 임신후기 영양과 면역 상태가 무너졌다는 명확한 신호다. 분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돈은 저산소 상태에 노출되고 허약자돈 비율이 증가한다. 이러한 자돈은 초유 섭취가 불균형해지고, 이후 이유 전후 폐사와 성장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산성 모돈일수록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최근 산자수의 증가로 PSY가 증가하는 농장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요즘 PSY가 30두 넘는 농장들이 꽤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농장들은 MSY도 높을 때도 있는데, MSY가 높다고 반드시 FCR이 개선된다고 보장되지 않는다. PSY와 MSY가 높아졌다는 것은 과거에는 출하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저체중 자돈의 비율이 돈군에서 올라갔다는 의미이다. 이런 저체중 자돈들은 태어날 때부터 장 건강이 떨어지고 근섬유 숫자도 적게 태어났기 때문에 출하까지 성장 과정에 많은 문제를 겪는다. 농장에서 증체 저하를 일으키는 대부분 돼지는 이 돼지들이다. 따라서 이런 돼지들에 대한 사양 및 영양 관리에 좀 더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2. 자돈의 문제는 이미 태어날 때 결정되었다.

 

2025년에 태어난 자돈들은 여러 악조건이 동시에 겹친 세대였다. PRRS 감염 모돈에서 태어났고, 산자수 증가로 저체중 비율이 높았으며, 자궁 내 영양 제한으로 인해 근섬유 수와 장 발달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다. (표 1)의 Ayuso 등 (2021)의 연구를 보면 정상 돼지(Normal Birth Weight)와 저체중 돼지(Low Birth Weight)의 생후 8시간, 생후 8주 체중과 장관(Gastro Intestinal Trac) 무게를 측정하였다.

 

결과를 보면 생시체중 700g 수준의 저체중 돼지는 태어날 때부터 장 무게가 정상 돼지의 장관 무게보다 크게 떨어졌으며, 8주가 지나도 회복이 안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장 건강이란 것은 거의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것이며, 나중에 돼지가 성장하면서 정상 자돈의 장의 능력을 동등하게 갖추는 것이 거의 영양학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시사한다.

 

 

저체중 자돈의 장 발달과 평생 성장 잠재력은 Rehfeldt 및 Kuhn (2006)과 Pluske 등 (2018)에 따르면, 생시체중이 낮은 자돈은 근섬유 수가 적고 소장 융모 길이와 소화효소 활성도가 유의적으로 낮다. 이러한 차이는 이유 후 고영양 사료를 급여하더라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생시체중과 장 건강은 한번 결정되면 평생을 끌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모돈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모돈의 건강 능력을 좋게 해서 자돈의 생시체중과 장 건강을 좋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 극심한 환경 스트레스가 문제를 증폭시켰다.

 

2025년 여름철의 극심한 고온 스트레스는 돼지의 장 투과성과 면역 반응을 크게 손상했다. 이후 9월부터 갑작스럽게 커진 일교차는 회복 중이던 돼지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Pearce 등 (2013)과 Le Sciellour 등 (2019)에 따르면 고온 스트레스를 경험한 돼지는 장 투과성 증가(leaky gut)와 염증 반응이 장기간 지속되며, 이후 큰 온도 변동에 노출될 경우 증체 회복이 현저히 지연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은 2025년 말까지 농장에서 증체 저하 문제를 지속시켰고, 돈가는 높아도 출하할 돼지가 별로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다시 2026년에 반복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돈의 장 건강 향상에 지금부터 집중해야 한다. 모돈의 건강도가 향상되면 전체 농장의 모든 돈군의 건강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돈의 기본적인 급여프로그램 준수 및 기본적인 사양 관리의 준수는 기본이다. 여기에 영양상으로 모돈의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미노산(트레오닌, 트립토판, 메치오닌, 알지닌 등)을 추가로 급여하거나, 모돈의 장내 미생물 균총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Probiotics, Prebiotics 등의 급여를 권장한다.

 

이런 것들이 번거로우면 장 건강 향상에 잘 집중화된 모돈 사료를 급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돈의 장 건강을 향상하면 특히 생시체중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생시체중에 따른 출하일령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보통 생시체중 100g의 차이는 동일 일령 출하체중에서 20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출발선 차이는 출하일령에서 최소 2~3주 이상의 격차로 확대되기 때문에 모돈에 대한 투자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면서도 매우 가성비가 높은 투자이다.

 

4. 2026년 봄 사료·영양관리 전략

 

2026년 봄의 사료·영양 전략은 단순한 고영양 급여가 답이 아니다. PRRS와 고온 스트레스를 겪은 모돈은 간과 장에 누적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무리한 에너지 증량은 오히려 사료 섭취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핵심은 에너지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포유 초기에는 섭취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며 장 기능 회복을 방해하지 않는 급여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다산성 모돈 체계에서는 아미노산 균형, 미네랄과 비타민의 흡수·이용성이 생시체중과 초유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모든 포유자돈들이 초유를 골고루 먹을 수 있는 초유 전략을 수립하고, 어떻게 하면 모돈의 건강한 장 건강을 만들어서 자돈의 장 건강까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5. 모돈 건강은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2025년의 출하지연과 고돈가는 우연이 아니다. 모돈의 면역 저하에서 시작된 문제가 자돈과 비육 단계까지 누적된 결과다. 그리고 이 구조는 2026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농장의 경쟁력은 출하돈이 아니라 모돈 건강에서 이미 결정된다. 2026년 봄은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중요한 기회다. 지금이 바로 모돈과 자돈 단계의 관리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한돈미디어 2026년 3월호 58~63p 【출처 : banana004@farmsco.com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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