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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데이터로 본 국내 PRRS 유행 변화 / 한승재 수의사

– 도드람양돈연구소 진단 결과를 통해 살펴본 최근 PRRS 감염 양상
한 승 재 수의사 /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도드람양돈연구소

축산정보뉴스 안영태 기자 |

 

1. 시작하며

 

올 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인해 양돈농가의 관심이 잠시 다른 곳으로 향해 있지만, 여전히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질병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PRRS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PRRS는 모돈에서 유산과 사산을 유발하고 자돈과 육성돈에서는 호흡기 증상과 성장 지연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PRRS는 단순한 질병을 넘어 농장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국내 양돈농가에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많은 농장에서 차단방역과 백신 프로그램 등을 통해 PRRS를 관리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PRRS로 인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현장에서 체감되는 PRRS 발생 양상은 과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는 PRRS Type2(북미형) 감염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Lineage 1 계열 PRRS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이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농장 내 PRRS 감염 안정화가 어려워지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본 글은 도드람양돈연구소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진단한 PRRS 항원 검사 및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PRRS 감염 양상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만 본 분석은 도드람양돈농협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국내 전체 양돈농가의 PRRS 발생 양상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2. 점차 증가하는 PRRS 불안정 농가

 

최근 PRRS 진단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PRRS 불안정 농가의 증가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나타난다. (표 1)의 전국 기준 PRRS 감염 유형 분석 결과를 보면, 2025년 한 해 동안 1회 이상 PRRS 불안정 전환 농가 비율은 2023년 약 31% 수준에서 2024년 약 34%로 증가하였으며 2025년에는 약 50% 수준까지 상승하였다. 또한 불안정 농가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 38%의 결과에서 기존 농가의 바이러스주가 아닌 외부 바이러스주가 검출되었으며, 나머지 62%는 기존 농가 바이러스주가 검출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PRRS바이러스가 농장 내 신규 유입으로 인한 질병 발생도 있지만, 최근에는 농장 내에서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순환하는 농장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경기·강원, 충청, 전라 등 여러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자돈 구간에서 빨라지는 감염 시기

 

PRRS 감염 시기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된다. 과거에는 PRRS 감염이 40일령 이후 구간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유 후 비교적 빠른 시기에 감염이 확인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표 1)의 불안정화 및 조기 감염을 포함한 감염 농가 비율은 2023년 약 47%에서 2024년 약 58%로 증가하였으며 2025년에는 약 73% 수준까지 증가하였다. (표 2)에서 이유~40일 구간(조기감염)에서의 비율도 매년 증가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농장 내 PRRS바이러스 전파가 이전보다 더 이른 시점에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조기 감염 증가가 이유자돈 위축, 호흡기 질병 복합 감염, 성장 지연 등 다양한 생산성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나타나는 조기 감염 증가는 단순한 감염 시기의 변화라기보다 농장 내 PRRS 순환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다.

 

4. 여전히 높은 북미형 PRRS 비율

 

(표 3, 그림 1)의 PRRS 항원형 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북미형 PRRS바이러스의 단독감염과 혼합형(북미형+유럽형) 감염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분석 결과 북미형 약 32%, 유럽형 약 12%, 혼합 감염 약 45% 수준의 분포를 보였다. 특히 혼합 감염 비율이 높다는 점은 한 농장에서 두 가지 이상의 PRRS바이러스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우 바이러스 재조합 가능성이 증가하고 질병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백신 프로그램 운영 시에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 농장관리 전략 수립 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5. 최근 확인되는 PRRS바이러스 변화

 

PRRS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도 최근 국내 PRRS 유행 변화가 확인된다. 분석된 PRRS바이러스 중에서는 북미형 PRRS바이러스가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Lineage 1 계열 바이러스가 매년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Lineage 1 계열에는 NADC34-like(L1A), NADC31-like(L1B), NADC30-like(L1C)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NADC34-like(L1A) 바이러스의 발생률은 최근 2년간 매우 높게 증가하고 있다. NADC34-like(L1A) 바이러스는 북미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Lineage 1 계열 바이러스로, 최근 국내에서도 확인되면서 PRRS 유행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6. PRRS 전파가 확대되는 배경

 

최근 PRRS 발생 양상을 보면 단순히 농장 내부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PRRS 전파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농장간 돼지 이동, 차량 이동, 인력 이동 등 농장간 접촉 증가가 PRRS 전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NADC34-like(L1A) 바이러스는 일부 연구에서 높은 혈중 바이러스 농도(viremia)가 보고되고 있어 농장 내 전파력이 높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이동 요인과 NADC34-like(L1A) 바이러스의 특성이 결합하면 PRRS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7. 마치며

 

도드람양돈연구소의 진단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국내 PRRS 감염 양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변화를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PRRS 관리에서 외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차단방역의 중요성과 함께, 이미 농장 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순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노력 역시 중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농장 내에서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순환하거나 재감염이 반복되면 감염 안정화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농장 내 감염 양상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농장 내 바이러스 순환을 안정화하는 방법으로 PRRS 음성돈군인 후보돈의 일정 기간 도입을 중단하는 이른바 ‘돈군 폐쇄(herd closure)’ 전략이나, 도입된 후보돈에 대한 순치 강화와 같은 관리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PRRS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이지만 지속적인 진단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감염 양상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기적인 예찰 검사를 통해 현재 농장의 어느 사육 단계에서 PRRS 감염이 시작되는지, 어떠한 PRRS바이러스 주가 유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농장의 차단방역과 백신 프로그램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현장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이 국내 PRRS 관리 방향을 이해하는 데 작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4월호 54~59p 【원고는 ☞ hanseungjae87@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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