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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스트레스 저감을 통한 건강한 자돈 생산 방안 / 김진수 교수

김 진 수 교수 /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동물산업융합학과

1. 머리말

 

한국인의 식탁이 변했다. 이제는 ‘밥심’이 아닌 ‘고깃심’이다. 2023년 기준 1인당 육류 소비량은 60.6kg으로 같은 해 쌀 소비량인 56.4kg을 훌쩍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특히 돼지고기는 소득 증가와 더불어 캠핑·야외활동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필수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양돈산업의 생산액은 2000년 이후 약 7조원이 증가하며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성장했다(통계청, 2024). 이러한 비약적인 양돈산업 성장의 주역을 꼽자면 다산성 모돈의 도입이다.

 

말 그대로 ‘다산’을 통한 사육두수의 증가이다. 하지만 생시체중과 균일도가 감소하고 낮은 성장률로 출하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또 폐사율이 증가하면서 모돈 한 마리당 매년 약 3두의 자돈이 출하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장주들은 자돈 한 마리라도 더 살려 출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유기 자돈은 매우 위태로운 시기를 겪는다. 이유 후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미숙한 소화 기능과 낮은 면역력으로 매우 취약한 시기이다. 이에 따라 성장 정체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농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돈사 환경을 개선하고 고가의 사료와 다양한 첨가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육성률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성장 지연과 이유 후 폐사 문제는 농가의 부담으로 자리 잡고 있다(표 1).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문제를 “왜?”라는 질문으로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 이유 스트레스에 취약한 자돈 발생의 이유

 

생후 3주령에 접어든 자돈은 모돈의 초유를 통해 얻은 항체가 대부분 소실된다. 이에 따라 ‘면역적 공백’이 발생하여 일생 중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이때의 자돈은 잦은 설사에 시달리며, 특히 겨울철은 부족한 환기와 샛바람 탓에 호흡기와 같은 질병에도 더욱 취약하다. 이전부터 많은 양돈 전문가들이 이유시기 전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였지만, 필자는 그럼에도 매년 이어지는 악순환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문제의 시작은 결국 모돈에서 비롯된다. 자돈의 건강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특히 ‘여름철 관리가 농가 성적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매우 크다.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모돈은 생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번식성적 저하와 면역 기능 약화를 겪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는 모돈과 자돈간 미생물 균총 공유를 감소시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하여 모돈의 장관 면역력이 약화한다. 이는 분만 후 자돈에게 전달되는 유익균총이 감소하고, 결국 자돈의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붕괴하여 장관 면역 저하로 인한 면역력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온다(그림 1).

 

 

실제로 국내에서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여름철 교배 후 분만기인 가을철 환절기이다. 매년 가을철에 설사병과 호흡기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의 후유증과 계절적 요인의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유 직후 자돈은 사료 섭취량 감소 후 과식하는 경향이 있고 미성숙한 소화기관은 효소 분비가 부족해 미소화 영양소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장으로 넘어가 유해균 증식과 장벽 손상을 유발한다. 이때 세포간 밀착 연접 (Tight junction)이 파괴, 유해균과 내독소가 혈류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켜 성장과 면역에 악영향을 준다.

 

항생제는 투약기간 동안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미지성장인자에 의한 성장 촉진 효과도 나타낸다. 그러나 체내 잔류 문제와 항생제 내성이 쌓여 발생하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2011년에 사료 내 항생제 첨가가 전면 금지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농가에서는 항생제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그림 2). 항생제의 뛰어난 효과를 배제할 수 없어 농가에서 “처방”의 명목으로 항생제를 계속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생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도 함께 제거하여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미생물 다양성 감소의 문제는 항생제 투약이 종료된 후인 젖돈 단계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종종 이유기보다 더 많은 돼지가 설사에 시달리는 현상이 관찰된다. 결국 항생제 의존적인 질병 관리 방식은 장기적으로 장 건강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오히려 농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다. 따라서 항생제를 보완할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3. 이유 스트레스 저감을 위한 장관 면역증진 방안

 

이유기 자돈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 건강 악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이유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이 위축된다. 이제 앞의 요인들로 인하여 위축된 자돈 성장 저하의 방지와 장 건강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 생균제와 프리바이오틱스

생균제는 장내 유익균을 첨가하여 장 건강을 개선하고 소화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들은 장내에서 소화물을 분해하면서 항균 물질과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며, 이를 통해 장 상피세포의 회복을 촉진하고 면역 물질의 생산을 돕는다. 한 연구에서는 모돈과 자돈에게 생균제를 급여한 결과, 장내 유해균 비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었다(그림 3).

 

 

 

하지만 농가에서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가가 원하는 수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산에 강한 유산균(Lactobacillus)과 같은 내산성 균주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Lactobacillus 종의 생균제 급여 시 위산과 담즙에 파괴되지 않고 장벽기능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그림 4).

 

반면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특정 당류이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소화하기 어려운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과량 사용 시 사료효율 저하와 장내 미소화 영양소 증가로 인한 유해균 증식의 위험이 있다. 생균제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결합한 신바이오틱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농가에서 널리 사용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기존 생균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4세대 미생물제인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주목받고 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단쇄지방산과 펩타이드 같은 유익한 대사산물을 직접 공급하여 장 건강을 개선하며, 위산과 담즙에도 강해 장내에서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변질 가능성이 작아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기존 생균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나. 유기산제

유기산제는 장내 환경을 산성화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위에서 펩신의 활성을 높여 단백질 소화와 이용률을 개선한다. 한 연구 결과에서 자돈에게 산제를 급이하는 것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보다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그림 5). 그러나 유기산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장 점막 손상, 소화율 감소, 유해균 증식의 악순환이 나타난다. 또한 사료 맛이 변질하여 기호성과 섭취량이 떨어질 위험도 있어 적정량 사용이 필수적이다.

 

 

다. 저단백질 사료

장내 유해균은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을 먹이로 삼아 증식하여 장내 환경을 악화한다. 특히 어린 자돈은 고형사료 소화를 위한 효소 분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영양소 소화율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설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저단백질 사료는 장내 미소화 단백질의 발효를 줄여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자돈의 건강과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단백질 함량 1%당 단백질 원료를 2~3% 줄일 수 있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장내 상피세포 회복 지연으로 면역 체계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저단백질 사료 관련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농가들의 인식 개선과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와 보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4. 맺음말

 

농가의 성적 향상은 건강한 자돈에서 시작된다. 어린 단계에서 잘 자란 자돈이 빠르게 성장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양돈농가들이 본 고에서 언급한 해결책을 통해 자돈 육성률을 개선하고 수익성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3월호 58~62p 【원고는 ☞ kjs896@kangwon.ac.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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