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에서의 봄과 가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금세 다가오는 듯하다. 이렇게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양돈농가는 무더위와 폭염 등 유례없는 여름과의 전면전을 준비 중이다.

 

 

 

(그림 1)과 (그림 2)처럼 우리나라의 폭염일수, 평균기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농가의 무더위 피해는 늘어가고 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고돈가 시기 출하물량의 감소를 야기하며 이는 농장의 수익성 저하와도 직결된다.

 

이렇게 점점 길어지고 더워지는 여름철에 생산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본 기고문을 통해 혹서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무탈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2. 돼지의 사료 섭취량을 늘리자.

 

무더운 여름철이 시작되고 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돼지들의 사료 섭취량 감소이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고 지방층이 두꺼운 돼지는 체열 방출 능력이 떨어지고,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데 심할 경우는 기존 섭취량의 약 30%까지 감소하기도 한다. 무작정 좋은 사료를 많이 급여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 돼지는 사료를 섭취하면 대사열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소화 흡수율이 떨어져 성장지연, 더 나아가서는 폐사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을 대비하여 사료 내 추가 보강을 통해 사료 섭취량 저하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사료 섭취량의 감소로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사료 부패 또한 빨라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료 급여시간 및 급여횟수 조절이 필요하다. 모돈에게는 포도당, 설탕 등의 탑 드레싱 급여를 통해 강발정을 유도하여 재귀일 단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름철 한낮의 사료빈 내부 온도는 급격하게 상승하였다가 저녁이 되면 감소한다. 이런 일교차의 변화는 사료빈 내부에 결로 발생의 원인이 되고 곰팡이나 유해균이 증식하는 환경을 조성하여 사료 품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날씨가 맑은 날 사료빈 뚜껑을 열어 습도를 관리해주는 방법이 있다. 또한 사료빈 내부에 사료가 많이 저장되지 않도록 주문 간격을 단축하고, 평소보다 자주 사료빈 내부를 확인하면 좋다. 사료빈 외부에는 흰색 페인트 도포나 단열 처리를 진행하여 사료 변패를 방지할 수 있다.

 

3. 돼지의 음수량을 늘리자.

 

돼지는 다른 가축에 비해 물 섭취량이 많은 동물이다. 사료 섭취량의 약 3~5배의 물을 섭취하며 포유모돈의 경우는 약 5~8배의 물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음수량은 사료 섭취량과 직결되는 만큼 신선하고 시원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 농장의 돼지들이 편하게 급수라인을 이용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일령별, 체중별로 돈방 내 급수기 개수를 점검하고, 급수기의 위치가 높거나 낮은지 점검을 통해 돼지들의 음수량 감소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모돈의 경우는 추가적인 급수 라인(직수 라인)을 보충하여 급수량을 늘려 사료 급여 시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장 물탱크 또한 음수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외부에 설치되어있는 물탱크는 내부 온도 상승으로 인해 물 섭취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부 물탱크의 경우 단열재 시공이나 차광막 설치 또는 농장 내부로 물탱크를 이동하는 등의 방법으로 음수량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4. 환기관리의 중요성

 

번식돈의 경우 적정온도는 약 18~27℃로 자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름철의 경우 외부 기온의 상승과 돼지 체열의 상승으로 돈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부분은 온도만 낮춰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돼지의 경우 (그림 3)과 같이 열량지수 3,000이 넘어가게 되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므로 적정 열량지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온도 32℃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습도 60%의 열량지수 1,920과 습도 90%의 열량지수 2,880은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무작정 온도만 낮춘다고 돼지들이 더위를 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돈사 온도를 유지하고 돼지의 체온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1) 쿨링패드

쿨링패드는 물의 증발열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평균 약 5℃의 온도 하강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용하는 물의 온도는 상관이 없으나, 습도가 높아지는 시간대는 쿨링패드의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쿨링패드의 패드 관리가 필요하다. 정기적 청소를 통해 먼지와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효율적이다.

 

 

쿨링패드를 통과한 공기는 돈사를 순환하기 전 충분히 냉각되도록 해야 하며, 농장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쿨링패드의 크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 쿨링패드의 가장 큰 문제는 패드 자체의 입기 저항을 고려하여 환기량을 계산해야 한다. 패드의 면적이 충분하면 쿨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입기 패널 면적이 부족하다면 온도 하강 효과는 감소하고 환기량만 부족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농장에 맞게 충분히 고민하고 설계하여 쿨링패드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냉방기 활용

냉방기는 여름철 고온 다습한 돈사 환경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초기 투자비용이 과다한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축산전용 냉방기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 고품질의 저렴한 냉방기가 많이 보급되고 있다.

 

 

냉방기 설치 후 여름을 보내는 농장 중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본 농장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충분한 냉각 용량이 확보되지 않거나, 과하게 온도를 떨어뜨려 농장 성적에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고온 다습해지는 여름철을 생각하면 아마도 전 돈사에 냉방기 보급이 진행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3) 스나웃 쿨링

스나웃 쿨링은 돼지의 코나 목 주위에 시원한 바람을 쐬어 호흡 시 발생하는 증발열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분만사 모돈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며, 최근 냉방기와 연결하여 모돈에게 직접적으로 바람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농장도 많다.

 

 

이 외에도 물방울 드립쿨링 방법도 존재한다. 이는 모돈의 코나 목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돼지가 시원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인데, 돼지가 계속 움직이면 효과가 감소하며, 오히려 돈사 내 습도를 올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외 안개분무시설, 얼음 급여, 직장 얼음 관장 등이 있으며, 농장에 상황에 따라 알맞게 활용하여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길 바란다.

 

5. 결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 기온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모돈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혹서기를 대비하여 쿨링패드, 냉방기, 스나웃 쿨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 농장에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모돈의 번식성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돈장을 경영하는 모든 농가에서는 여름철 혹서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양돈업을 이어나가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다. 내 농장의 수익성 향상을 위한다면 위와 같은 사료, 음수, 시설관리 등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 기고문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던 내 농장의 여름철 사양관리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개선하여 혹서기 피해를 최소화해 행복한 여름을 보내는 양돈농가가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5월호 75~80p 【원고는 ☞ kdh3740@dodram.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