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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의 국내외 현황과 내용 / 전중환 연구관

전 중 환 농업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1. 머리말

 

축산분야에서 동물복지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설명하는 내용이 영국의 사례이다. 2001년 2월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 지방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7개월 동안 645만두 이상의 가축을 살처분하였으며, 약 12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대재앙을 불러왔다. 구제역 발생 이후 영국 정부는 가축이 사육되는 환경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친환경과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수립하였다.

 

영국의 구제역 발생 약 10년 뒤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300만 두가 넘는 가축을 살처분하였으며, 국내의 축산 기반과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우리 정부도 구제역 발생 이후 가축의 사육환경과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수립하였으며 그 중의 일환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도입하였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돼지 등 총 7개 축종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2026년 1월 현재 총 501개 농가가 인증을 획득하였으며 축종별로 산란계 280개 농가, 돼지 28개 농가, 육계 148개 농가, 한우 19개 농가 및 젖소 26개 농가로 집계되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은 축산농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와는 다르게 일반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시되는 것이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인데, 현재 국제기구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5년 11월에 산란계, 육계 및 돼지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이 배포되었으며, 본고에서는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국내외 현황과 그 내용에 관해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2.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현황과 내용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은 동물복지 관련 법률과는 다르게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관련 정보의 제공 혹은 권장 내용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주요 내용은 기본적인 축사시설, 가축관리 및 운송․도축에 대한 것들이며 이와 더불어 축종별로 동물복지에서는 사용이 금지되는 사육시설들(예를 들어 산란계 케이지, 임신스톨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은 국가별로 지침(guideline), 권고(recommendation), 강령(code of practice) 등의 형태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공통으로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정보제공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가. 해외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은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으며, 정형화된 틀이 없기 때문에 국제기구의 권고사항 등도 포함해서 현황과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WOAH(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동물건강, 동물복지, 수의 공중보건 기준을 제정․보급하는 유엔 전문기구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Terrestrial Animal Health Code의 동물복지 분야에서 축종별 운송, 도축 등에 대한 준수사항을 권고하고 있는데 사육시설에 대한 기준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특히 운송과 도축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으며, 이외에 가축의 외상, 스트레스 행동 및 폐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관리자 숙련도의 중요성, 일일점검 및 기록 등 관리자의 책임과 역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는 식량 안보와 농업, 임업,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유엔 상설전문기구이다. FAO가 제시하는 Good Animal Husbandry Practices의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에서는 온습도 등 환경에 대한 기준과 바닥, 깔짚 상태 및 사육밀도 등에 대한 상한선을 제시하고 있으며, 가축의 공격성과 스트레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환경풍부화물 제공을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관리자의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3) 유럽 EFSA(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유럽 식품안전청은 보다 과학적이고 위험요소 관리의 측면에서 동물복지를 권고하고 있다. 임신돈의 스톨 사육에 대한 문제와 분만틀 사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꼬리물기, 피부 병변 및 스트레스에 관한 내용을 기술하여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전 EU에서 법제화된 예들을 살펴볼 때 법률 제정 이전의 근거 마련으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이 활용되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4) 영국 DEFRA(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

영국의 환경식품농촌부에서 제시하는 Codes of Practice for farm Animals의 내용은 그 자체가 법률은 아니지만, 문제 발생 시 법률 집행에 있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축종별 사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축들의 안전과 휴식을 위한 바닥 미끄럼 방지, 충분한 휴식 공간 제공, 그리고 행동에 따른 개체관리의 중요성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관리자의 일일점검과 문제 개체에 대한 즉각적 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5) 미국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미국 농무부는 농지 개발, 농업, 임업, 축산업, 식품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미국 연방 행정부의 부처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축종별로 최소 사육밀도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가축 스트레스의 최소화와 인도적 취급에 대한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축사시설의 유지관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6) 일본 MAFF(Ministry of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eries)

일본의 농림수산성은 농업, 축산업, 임업, 어업을 비롯해 식품의 안정 공급 등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제시하고 있는 행정지침 가이드라인에서는 축종별 사육환경 기준, 가축관리 방법 및 관리자의 의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7) 호주 DAFF(Department of Agriculture, Fisheries and Forestry)

호주 농수산산림부는 농업, 축산업, 임업, 수산업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수입식품, 농축산물 등을 함께 관리한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Model Codes of Practice의 내용에는 축종별 사육시설과 관리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운송 및 도축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법률은 아니지만, 가축 관련 법률 제정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현재 동물복지 기준과 통합하여 법제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국내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국내에서는 2025년 11월에 산란계, 육계 및 돼지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이 처음 배포되었다.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은 공통으로 사육시설과 가축 관리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과 더불어 동물복지 사육시설(평사 사육, 임신돈 군사사육) 및 환경풍부화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현재 배포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돼지)는 사료 및 음수, 건강관리 및 관리 등 참고문헌을 제외한 총 9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목별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그림 1).

 

 

(1) 사료 및 음수

영양소 요구량에 맞춘 사료의 공급 권장과 사육단계별 적정 급수량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2) 건강점검 및 관리

가축의 질병과 건강관리 등에 대한 중요성과 관리자의 일일점검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3) 시설 및 장비

임신돈 군사사육에 따른 이슈를 고려하여 자동급이 군사시스템, 자유출입 스톨, 반 스톨 등 임신돈의 군사사육 시설과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그림 2).

 

 

(4) 조명 및 소음

돈사 내 적정 조도(40 lux 이상) 유지와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의 최소화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5) 온습도 및 환기

사육 단계별 적정온도를 제시하고 있으며, 돈사 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한 유해가스 및 환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혹서기 가축관리를 위한 사육밀도 감소 및 최대환기 실시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6) 사육밀도

사육 단계별 적정 사육밀도(축산법, 단위면적당 적정 사육두수)를 제시하고 있으며, 참고로 동물복지 사육면적 관련 고시를 제시하고 있다.

 

(7) 꼬리 자르기 및 절치

꼬리 자르기와 견치 절치는 생후 3일령에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외과적 거세는 생후 7일 이전에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동물복지에서는 꼬리 물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환경풍부화물 제공을 권장하고 있다.

 

(8) 환경풍부화물

돼지의 다양한 행동 표출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감소시키실 수 있기 때문에 나무, 놀이기구 등의 환경풍부화물 제공을 권장하고 있다(그림 3).

 

 

(9) 돈사관리, 청소 및 소독

돈사 세척 및 소독 등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3. 맺음말

 

2012년 처음 동물복지 인증제도가 도입되고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동물복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의 차이와 오해들로 인하여 혼돈이 가중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이 배포된 데에는 축산농가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과 노력이 내포되어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번에 배포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은 일반농가들을 대상으로 정보제공에 그 목적이 있다. 그 내용이 간략하며 많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법률적 제재가 아닌 순수 정보를 제공하는 첫 시도인 점에 큰 의미를 두고자 한다.

 

늘 얘기하는 내용이지만 동물복지는 사회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들 서로가 끊임없이 동물복지에 대한 수용 가능한 범위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축의 동물복지에 있어 그 중심은 축산농가들이 있어야 하며, 그만큼 축산농가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번에 배포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축산농가들이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2월호 90~95p 【원고는 jeon75@korea.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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