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본격적으로 겨울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아니 어쩌면 조금 늦었다. 하지만 늦었다 싶을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환절기인 지금도 우리 농장에 호흡기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아래 사례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외부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래 내용을 체크하고 문제없는 겨울 준비를 해보자.
1. 컨트롤러와 휀이 일치되게 작동하는지 점검하자.
농장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컨트롤러에 표시된 숫자만큼 휀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실제로 농장에서 풍속계를 사용해서 측정해 보자. 수세를 마치고 비어있는 돈방에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면 좋고, 반드시 출입구와 창문은 겨울과 동일하게 닫혀 있어야 한다. 출입구와 창문이 열려 있으면 음압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휀의 능력이 과대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30% 구간을 약 5% 정도 구간으로 나누어서 10%, 15%, 20%, 25%, 30% 각각 측정해 보자.

우리가 배기량을 올리고 내리는 것만큼 배기량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휀이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교체를 검토해야 한다. 농장에 설치되어 있는 휀이 우리가 겨울철 주로 사용하는 저속환기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겨울 준비의 시작이다. 너무 강하게 돌아도, 너무 약하게 돌아도, 불규칙하게 돌아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휀이 작동하지 않을 때 닫히는 휀 셔터도 이 기회에 청소해 두자. 휀 셔터에 먼지 제거는 돈방이 비워질 때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농장에 설치된 여닫이 창문은 생각보다 기밀하지 않다.
농장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여닫이 창문을 보게 된다. 만약 여러분 농장에 연막소독기나 포그머신이 있다면 창문을 밀폐하고 분무해 보자. 창문에서 연기가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면, 그곳으로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분이 원하는 입기가 아닌 여러분이 생각하지 않은 곳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부 공기는 샛바람이다. 한겨울 이곳으로 찬 공기가 들어오게 되면 돼지들은 호흡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지금까지 샛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여닫이 창문을 현장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우리 집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을 버리고 여닫이창 외부나 내부에 비닐을 덧대고 밀폐시키자. 밀폐하면서 창가에 가만히 손을 대보면 얼마나 많은 공기가 샛바람의 형태로 돈사로 들어오고 있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휀은 오히려 입기구가 될 수 있다.
현장에 가보면 큰 휀과 작은 휀을 가까이에 두고 병용해서 쓰거나 외부에서 바람이 불 때 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리려 외부 바람이 들어오는 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작은 휀과 큰 휀을 병용해서 사용하는 경우 배기량 차이로 인해 작은 휀으로 오히려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또 휀 구멍에 비해서 월등하게 작은 휀이 부착된 예도 있었다. 휀 날개보다 큰 구멍으로는 저속환기가 이루어질 때 반드시 샛바람이 들어오게 된다. 만약 겨울에 사용하지 않을 예정인 휀이 있다면 반드시 외부에서 완벽하게 밀봉해 두자. 셔터가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가만히 손을 대보면 셔터가 있어도 꽤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겨울철에는 지붕 휀보다 벽 휀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초등학교(또는 국민학교)시절 과학 시간을 떠올려보자. 따듯한 공기는 ‘위’로 움직이고 찬 공기는 ‘아래’로 움직인다고 분명히 배웠다. 여름철 돈사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빼내는 것에는 지붕 휀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겨울에는 돈사 내부의 따듯한 공기를 외부로 덜 배출하고, 가스와 습기를 적절하게 배출하는 것이 온도 유지에 유리하지 않을까? 또 우리가 원하지 않는 굴뚝 효과(Stack effect, 고층 건축물이나 굴뚝, 가스관 등에서 부력에 의해 공기가 흐르는 현상)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겨울철에는 지붕 휀보다 벽 휀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겨울철 사용하지 않는 지붕 휀이 농장에 있다면 내외부에서 반드시 밀봉하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한 가지 팁을 더 드리면 대부분의 국내 휀은 방수·방진 기능이 없으므로 밀봉 후 재사용 전 점검이 필요하다.
5. 벽면에 작은 틈, 문틈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 대책을 세우자.

겨울철 돈방의 특정 위치에서 폐사가 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도 한몫한다고 할 수 있다. 돈사 벽에 있는 틈으로 들어오는 샛바람을 만난 적도 있고, 문틈으로 들어오는 황소바람도 만난 적이 있다.
6. 용량이 크고 강력한 보온등이 좋은 제품일까?
용량이 크고 강력한 보온등이 좋은 제품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돈이 보온구역에 머무르기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 줄 수 있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뜨거우면 자돈은 보온구역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열이 보온구역 내부에서 대류를 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

또 너무 큰 용량을 보온등을 돈방 내부 전선의 용량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 화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보온등을 선정하기 전 우리집 분만사에 어떤 용량의 전선이 설치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번 원고에서는 겨울철 농장에서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 주요 시설관리 및 환기관리 점검·개선 사항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따듯한 겨울이 되시기를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1월호 94~97p 【원고는 swinebreeder98@gmail.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