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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양돈시장을 마무리하며… / 김성기 팀장

- 현장에서 체감한 유통시장의 주요 이슈 리뷰
김 성 기 팀장 / 우성유통

 

지육시세 만큼은 화려했던 25년도의 양돈시장이 한 달여 남짓 남은 상황이다. 역대급 지육시세를 보여준 2025년도의 화려한 상황 속에서 그 이면에 다른 어려운 상황들은 없었던 걸까? 현장에서 체감한 필자의 업무 상황을 토대로 양돈시장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역대급 지육시세의 흐름 무엇이 견인했나?

 

올해 고돈가의 흐름을 무엇이 견인했을까? 2025년 초 업계에서 예측했던 시세 및 하반기 수정 전망치까지도 크게 웃도는 연평균 시세가 형성된 상황에서, 고돈가의 흐름을 견인할 만한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찾기 바빴던 것 같다. 공급량의 감소? 소비량의 증가? 명확한 해답은 찾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역대급 지육시세라는 화려함 속에서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어야 했던 상황이 교차했던 양돈시장으로 보인다. 먼저 (표 1)을 보면서 올해 지육시세의 흐름을 한번 살펴보자.

 

 

올해 연평균 지육시세는 전년 대비 평균 약 510원(9.8%) 상승한 5,750원/kg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월 전년 대비 높은 지육시세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5월을 제외(‘22년 5월 6,385원으로 동월 기준 최고가) 하고 매월 동월 기준 지육시세 최고가를 경신하는 이변을 보였다. 전년 대비 월별로 지육시세의 증감을 살펴보면, 8월은 전년 동월 대비 1,058원(19.1%)의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시세 예상치가 반영된 12월을 제외하면 6월 143원(2.4%)으로 가장 낮은 상승을 보였다.

 

2. 도축량의 감소가 지육시세를 견인했나?

 

양돈 관련 자료들을 보다 보면 “국내산 공급량 감소로 전년 대비 가격상승”이라는 문구들을 흔하게 봐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축량이 얼마나 감소하였길래 지육시세가 이렇게까지 상승을 하였을까? 직접적인 지육시세의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공급량의 감소가 맞을까?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국내 도축두수는 2014년부터 지속적인 증가를 해왔다. (그림 1)은 연평균 지육시세가 5천원을 넘어섰던 최근 4년간의 도축량을 나타낸 자료이다. 도축두수는 지속적인 증가를 해왔고, 굳이 따지자면 올해는 전년 대비 도축량이 약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공급량 감소가 지육시세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막연히 설명하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2022~2024년 도축량이 지속적인 증가했기에 지육시세는 하락을 해야 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2022~2024년 도축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육시세의 큰 하락 없이 5,200원대에서 연평균 시세를 기록하였다. 따라서 전년 대비 도축량 1.9% 수준의 감소가 지육시세를 전년 대비 9.8% 수준 상승시킨 주요인으로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현장에서 체감했던 생돈 수급부족 상황은 분명히 존재했던 건 사실이다.

 

3. 돈육 수입량의 감소가 심했는가?

 

앞서 (그림 1)을 통해서 국내 도축량과 지육시세의 변화를 살펴보았다면, (그림 2)를 통해서는 수입량과 지육시세의 변화를 한번 살펴보려 한다. 수입량이 등락을 보이긴 하였으나 2022년부터 돈육 수입량은 40만톤을 웃돌았고, 연평균 지육시세는 5천원대를 유지하였던 상황이다.

 

 

앞서 국내 도축량이 지속 증가했던 상황과 같이 견주어 보면, 이 역시 올해 지육시세의 큰 상승을 막연히 설명하기란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2024년은 앞서 (그림 1)과 (그림 2)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국내 도축량과 수입량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를 제외하면 2024년의 지육시세는 역대 가장 높은 연평균 시세를 기록하지 않았는가? 다시 말하면 올해 국내 공급량(도축량+수입량)의 소폭 감소만으로 올해의 화려했던 지육시세를 설명하기엔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4. 국내산 재고량의 변화는 어땠는가?

 

공급량의 증감만으로 올해 지육시세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재고량의 변화를 살펴보려 한다. (그림 3)을 통해서 월별 국내산 정육 재고량을 확인해보면, 큰 틀에서 2025년도의 월별 정육 재고량은 2022년과 2024년보다 증가했고 2023년도보다는 재고량이 감소한 걸로 확인된다.

 

 

국내 도축량이 가장 많았던 2024년보다 올해 정육 재고량은 오히려 소폭 늘어났던 상황이기에 고돈가 상황을 대변하기 어려워 보인다. 월별 정육 재고량이 전년 대비 증가를 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육시세는 전년보다 높았던 상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재고량의 증감을 소비량의 증감으로 모든 걸 결부시키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을 테지만 지육시세를 끌어올릴 만한 재고량의 큰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던 상황으로 보인다. 올해 부위별 판매상황에서도 육가공업체들의 어려움이 있었다. 높은 지육시세 대비 판매가격이 따라주지 않았던 상황들이 많았다.

 

(그림 4)를 보면 육가공업체 기준에서 부위별 판매가격(도매가격)은 구이류(삼겹, 목살)에서는 낮은 판매가격을 보였고, 상대적으로 전지, 후지, 등심 등의 일부 하부위 판매가격은 평년 대비 상승을 보였던 유통시장이었다. 육가공업체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이유였다. 시장 상황과 괴리감이 있는 지육시세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던 그런 상황이었다.

 

 

(그림 4)는 지육시세와 해당 월의 평균 도매가격을 표기하였는데, 예를 들면 지육시세가 비슷했던 ’24.6월(5,965원)과 ’25.5월(5,812원), 그리고 24.9월(6,098원)과 ’25.6월(6,112원)도 비교해 보면 삼겹, 목살 가격은 전년 대비 낮았다. 이런 형태로 시세 대비 판매가격을 비교해보면 올해 높은 지육시세 대비 판매가격이 따라와 주는 시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자료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전지와 후지의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꾸준한 가격상승을 보였던 상황으로 조금이나마 육가공업체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5. 다가오는 2026년의 양돈시장을 준비하며

 

이제 한 달 뒤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2026년을 시작하기에 앞서 현장에서 체험한 2025년의 한돈시장 동향과 주요 이슈들을 필자의 실무적인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다. 필자가 속해 있는 회사에서는 생돈 유통사업, 식육사업(육가공), 계열화(비육위탁) 사업 3가지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 농장과 육가공업체를 잇는 가교역할인 생돈 유통사업을 시작으로 식육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는 계열화(비육위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회사의 사업영역 확대를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최근 양돈시장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취지이다. 높은 지육시세 형성은 당사에서 계열화(비육위탁) 사업을 하다 보니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올해와 같은 유통구조 속에서 식육사업(육가공)은 힘든 한 해를 겪어 온 것 같다. 서두에 언급했던 울고 웃는 양돈시장의 축소판이 한 회사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필자가 바라보는 양돈산업의 현주소라 생각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최근 일반 육가공업체들도 비육 위탁사업에 투자하는 회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막연히 수익적인 측면만을 고려한 투자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엔 육가공업체의 입장에서 자체 생돈 수급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출구전략으로 보인다.

 

2026년도 올해와 유사한 형태의 지육시세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지육시세, 지육시세에 걸맞은 부분육의 시장 유통가격,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축산물 소비자 물가까지 모든 것을 충족시킬 만한 대안이 있을까?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도매시장 경락가격의 대표성 논란을 해소할 만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도 논의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재 양돈시장을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문구가 생각난다.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길 바라며 희망찬 2026년의 양돈시장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원고는 ☞ skkim2@woosung.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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