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시작하며
지난 여름에는 폭염이 돈공을 괴롭혔는데, 어느덧 가을이 지나가고 이제는 겨울이 다시 왔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돈공 입장에서 요즈음은 여름보다는 겨울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 최소한 여름철 폭염에 의해 더워서 죽는 것처럼 추워서 죽을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PED 같은 전염성 질병이 유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7~8월 돈가가 좋은 이유도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7~8월 공급 부족 원인 중의 하나가 겨울철 PED 영향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림 1)은 연도별 PED 발생 농장수를 나타낸 것이고, (그림 2)는 지난 5년 동안 월별 발생 농장수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1)과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PED는 최근에 2~3년을 주기로 다발하며 1월부터 4월까지 잦은 것으로 확인된다.
2. 그럼 PED는 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겨울철에 더 유행할까?
(1)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
겨울철의 낮은 온도는 PED바이러스의 생존력에 유리하다. PED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더위보다는 추위에 강하다. 대부분의 바이러스 구조는 외피를 가지고 있는데, 외피가 높은 온도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변성이나 분해가 적게 일어난다. 또한 겨울은 여름보다 좀 더 건조하다. 건조한 조건에서도 바이러스 외피가 더 안정적이다. 그래서 PED바이러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여름철보다는 겨울철에 생존력과 감염 지속성이 더 강하며, 분변이나 다른 기계적 매개체에서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2) 낮은 기온에 따른 수세/소독 과정 감소
농장에서는 겨울철의 낮은 온도에서 돈사 내부는 문제가 없으나 외부, 특히 출하대나 외부 이동통로의 수세/소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떤 매개체에 의하여 외부에서 PED 바이러스가 외부 통로나 출하대에 들어온다면,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2-3일 내에 돈사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단 농장 내부로 들어오면 분만사의 포유자돈에게 전파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한 농장 내로 유입되는 어떤 요인 중 가능성이 제일 큰 것은 돼지 운반차량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실제로 돼지 운반차량에 PED바이러스가 있는 분변이 묻었다면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수세/소독의 미비로 차량에 오래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출하차량은 대부분 도축장에서 수세를 하는데 겨울철에 따른 온수 수세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분변들이 차량에 일부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분변들은 얼은 상태에서는 장시간 차량에 남아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분변에 PEDV같은 바이러스가 있다면 농장으로 질병을 옮길 수도 있다.
3. 실제로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출하차량에서 PED바이러스가 상당수 확인되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농장/돈사 주변에 생석회 도포
생석회(산화칼슘)은 물과 반응하면서 고온이 발생한다. 이때 소석회(수산화칼슘)로 변하며 강알칼리가 되면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생석회는 돈사 주변에 물 반응 없이 도포만 하면 효과는 반감된다고 한다. 그러나 눈이 오거나 습한 환경이 도포된 생석회를 소석회로 만들어 강알카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석회를 돈사 주변에 자주 얇게 도포하는 것이 외부 방역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 돼지 운반차량의 위험성 : 출하과정 위생 실험

(그림 4)은 2014년 구제역 발생 시 확산 원인을 나타낸 것으로 돼지 운반차량의 비율이 가장 높다. (그림 4)와 같이 돼지 운반차량은 질병 전파의 주요한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예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형광물질을 가지고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형광물질은 일반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장비를 가지고 보면 보이는 물질이다. 이 형광물질을 출하차량의 뒷부분에 조금 묻힌 후에 돼지 출하를 진행하였다. 물론 관리자들에게는 말하지 않은 상태로 말이다. 출하 후에 형광물질을 확인해 보니 출하 관리자의 장화와 장갑에 형광물질이 묻어서 돈사 통로와 펜스에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만약 형광물질이 아니라 PED바이러스였다면 농장은 PED에 감염되었을 것이다.
(3) 출하 과정의 방역 시스템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농장 내 질병 유입의 원인 중 제일 많은 부분이 돼지 운반차량/출하차량이다. 출하차량은 기본적으로 수세/소독을 철저히 해야 하나 겨울철에는 낮은 외부기온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농장이 자가 차량이 아닌 용역차량을 사용하므로 농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스템화하여 관리해야 한다.
출하 과정의 방역 시스템화는 다들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행동들이다. ▲출하차량 기사에게 농장 내 장화와 방역복 지급, ▲출하 관리자와 출하차량 기사와 접촉금지, ▲출하 시 출하전용 장화 착용, ▲출하 후 장갑/장화 교체, ▲출하 후 출하대 수세/소독 또는 생석회 도포 후 물 뿌려 주기 등이 출하 과정의 방역 시스템이다. 이러한 과정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한두 번은 넘어갈 수도 있으나 언젠가는 바이러스가 들어 올 수 있다. 필자는 방역에서 100-1=0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출하 과정의 방역 시스템화는 출하차량이 오염될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실행하는 것이다.
(4) 내부 차단방역 강화 : 돈사별 장화
겨울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농장의 내부 차단방역을 위하여 돈사별 장화를 비치하여 다른 돈사 출입 시마다 장화를 교체하여야 한다. 돈사 개념이 농장 내 각각의 건물이라기보다는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육성사, 비육사 개념으로 생각하며 좋다. 다시 말하면 임신사에서 분만사로 이동할 때 장화를 교체하고, 분만사에서 자돈사로 이동할 때 장화를 교체하는 식이다. 요즈음 전실 개념으로 잘 이용하는 농장도 있다.
4. 마치며
이상 겨울철 PED가 왜 반복적으로 유행하는지?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위에 언급한 내용 중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세상만사 모든 일은 실행/실천이 제일 중요하다. 필자가 방역에 관해 얘기를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바이러스는 발이 없다”와 “100-1=0”이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항상 어떤 매개체를 통하여 농장으로 들어오고, 농장에서는 한순간의 실수 또는 이번 한 번은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농장으로 바이러스를 불러들인다. 그러므로 하나라도 실천하자. 마지막으로 오늘도 농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관리자들에게 돈공을 대신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2월호 92~95p 【원고는 ☞ applevet@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