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비육돈 관리에서 “사료 허실 방지”는 단순한 생산 원가 비용 절감의 문제를 넘어, 양돈업 환경 및 사육 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생존을 위한 핵심 관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현장을 방문하면 급이기에서 과다 토출되거나 곤죽 형태로 방치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2024년 축산물 생산비 기준에 따르면, 생산 원가의 56.3%를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는 생산 원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일부 농가에서는 사료 허실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생산 원가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선진 계열 농장에서 진행한 비육장 FCR 개선을 위한 핵심 지표 설정 및 영향도 평가 연구에서 증체에 영향을 미치는 47개 요인 중 “급이기 및 급수기 요인”이 핵심 관리 기준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본 고에서는 농장에서 쉽게 접목할 수 있지만 개선 효과가 높은 급이기 바닥 내 사료 비율 관리를 소개하고 현장에서 운영할 수 있는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급이기 바닥 내 사료 비율(Coverage)과 관리 중요성 급이기 바닥 내 사료 비율의 정의는 “급이기 바닥 부분을 사료로 덮은 비율”이라고 정의 내
1. 왜 1산차 모돈이 여름에 더 힘들까요? 한돈농장을 경영하시는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최근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여름철 1산차 모돈 관리의 어려움이다. 우수한 유전 능력을 가진 모돈을 도입한 후 첫 자돈을 낳은 모돈들이 여름만 되면 이유 후 다음 교배로 넘어가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비단 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도 다산성 모돈을 사육하는 모든 양돈 선진국에서 겪는 공통적인 문제로, 해외에서는 이를 ‘계절성 번식장애(Seasonal Infertility)’라고 부르며 매우 중요한 관리 포인트로 다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1산차 모돈이 여름에 특히 취약한 이유를 두 가지로 압축한다. 첫째, 성장과 출산을 동시에 해내는 이중고 : 1산차 모돈은 아직 자신의 골격과 체조직 성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산성 유전 능력으로 인해 많은 수의 새끼에게 젖을 먹여야 한다. 이는 마치 청소년이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같은 극심한 에너지 소모 상태를 만든다. 둘째, 고온으로 인한 사료 섭취량 급감 : 더위는 돼지의 식욕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다. 가뜩이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1산차 모돈이 더위 때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은 사계절이 명확한 특성으로 인해 계절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은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모돈의 섭취량과 수태율, 분만율 등 번식성적이 급격히 저하된다. 이와 더불어 모돈의 유량도 20~30%가 감소하는 것으로도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수태되는 돼지들을 흔히 ‘금돼지’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분만되어 그 자돈이 출하되는 시점이 대체로 수요가 있지만, 돼지가 없어 높은 돈가를 형성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8월 1일에 교배된 모돈은 약 115일 뒤인 11월 24일에 분만하게 되며 이 자돈이 한돈팜스의 평균 출하일령인 195일이 되는 시점은 6월 7일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하는 돼지 도매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평년에는 4월 말부터, 2024년도에는 5월부터 높은 돈가를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올해 높은 돈가를 유지한 5월, 이때 출하되는 돼지들은 대부분 2024년도 여름철에 교배된 모돈이 분만한 자돈들이다. 그만큼 여름철의 번식돈 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올해 여름철에 잘 관리된 모돈들이 분만한 자돈들은 내년도 우리 농장의 큰 수익원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지금 이 시점
1. 시작하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 7월의 돈가는 6,000원을 돌파하고 있다. 아마도 이 글이 읽히게 되는 8월의 돈가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돈가가 좋음에도 일부 양돈장에서는 팔 돼지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돈가가 좋다는 것은 경제관점에서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수요(돼지고기를 원하는 사람들)는 많지만 공급(돼지고기 도축두수)이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표 1)과 같이 매년 여름철 6~9월의 출하두수는 적으며 상대적으로 돈가는 높은 편이다. 돼지고기는 생산기간(교배-임신-분만-육성)이 최소 9~10개월은 걸린다. 이렇게 보면 올해 7월에 도축되는 돼지는 올해 1월에 태어났으며 교배/수정은 작년 9~10월에 한 것이다. 만약 (그림 2)와 같이 작년 여름철에 충분치 않은 교배복수, 번식관리 문제, 환절기에 육성률 저하(대부분 PRRS 탓으로 돌림), 겨울철에 PED 발생의 영향을 받은 농장이라면 이 좋은 돈가에도 팔 돼지가 없는 것이다. 2. 여름철 번식관리 실패 영향 요인 이 글에서는 6~8월 출하두수를 감소시키는 요인 중 여름철 번식관리 실패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몇 가지 얘기하고자 한다. 여름
1. 사료 내 마이코톡신 관리의 중요성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사료 내 곰팡이 독소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제랄레논(Zearalenone)은 에스트로겐 유사 작용을 통해 발정 이상 및 난소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곰팡이 독소의 주요 발생원은 사료통과 사료빈의 오염이며, 여름철에는 이들의 위생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에 따라 사료빈, 사료통 및 사료라인은 여름 전후로 철저하게 청소되어야 하며, 필요시 항곰팡이제를 사료에 첨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사료 급여 전에는 잔존 사료를 제거하여 신선한 사료만이 급여되도록 관리하여야 하며, 자동 급이기를 사용하는 농장에서는 하루 4회 이상 사료통 청소가 권장된다. 2. 급수량 및 급수환경의 개선 모돈의 수분 섭취는 체온조절 및 사료 섭취량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에는 특히 분만사 내 수온 및 수압 관리를 통해 모돈의 수분 섭취를 원활히 해야 한다. 급수기의 수압은 최소 분당 2L 이상이 유지되어야 하며, 수온은 상온 이하로 관리되어야 한다. 급수기의 위치 및 구조 또한 모돈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특히 분만사와 교배사에서 사료 급여와 쿨링패드 가동
1. 삼겹살 열풍의 시작 : 1970년대 이후 ‘국민 고기’의 탄생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은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이전까지 돼지고기 건식 요리의 주류는 양념 돼지갈비구이였지만, 1970년대 후반 들어 삼겹살 구이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삼겹살 로스구이 문화가 등장했다. 삼겹살은 돼지의 갈비 일부와 뱃살 부위로 지방과 살코기가 세 겹으로 층을 이루는 부위다. 원래 ‘세겹살’로 불렸는데, ‘삼겹살’이라는 명칭이 신문 지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9년이었다. 1970년대부터 삼겹살은 값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고기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 무렵 국내 양돈업계의 공장식 축산으로의 변화도 삼겹살 대중화에 한몫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이 1971년부터 돼지고기 수입자유화로 수출량이 늘었다. 일본은 가공 인력의 부족으로 1960년 지육 수입을 정육 부분육 수입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1970년대는 일본 국내의 돈가 안정을 위해 풀세트(삼겹, 안심, 등심, 앞다리, 뒷다리, 목심, 갈비) 전 부위로 수입해 갔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 개발의 성공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육류 소비도 급증하게 된다. 따라서 양돈업의 전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배
1. 기후변화와 양돈환경의 변화 WHO와 IPCC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열대야 및 폭염의 빈도 증가, 여름철 고온 다습한 기온 변동성 확대를 지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국내 기상청 또한 2025년 7~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상승할 확률을 50% 이상으로 예보한 바 있다. 서울 지역만 보더라도 최근 수십 년간 여름철 평균 기온은 7월 0.7℃, 8월 1.0℃ 상승하였으며, 습도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 돼지의 생리·해부학적 열 취약성 돼지는 땀샘이 거의 없고, 피하지방이 두꺼우며, 체표면적 대비 체중 비율이 높은 구조로 인해 체열 방출 능력이 낮다. 또한 고온 시 호흡수를 증가시켜 체온을 낮추려 하나, 폐 용량의 제한으로 인해 호흡성 알칼리증의 위험이 커지고 체온 조절의 효율 역시 떨어진다. 특히 모돈은 번식과 수유로 인한 대사 부담이 크며, 체중 대비 체표면적이 더욱 낮아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다. 3.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가 모돈에 미치는 영향 여름철 고온 환경에 노출된 돼지는 체온 유지를 위해 식욕 중추를 억제하게 되며, 이로 인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한다. 임신 및 포유시기에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급증하고, TBARS, 8-O
1. 서론 2025년 도드람 기술자료집이 발간되었다. 도드람 기술자료집은 전산성적 분석 및 경영분석을 진행하고, 이에 따른 조합원 농가들의 성적개선 방안을 매년 제시한다. ’24년 도드람 조합원의 평균 PSY는 25.8두로 2023년 25.4두 대비 0.4두 증가하였으며, 평균 이유두수는 최초로 11두를 달성한 연도로 매우 의미가 있었던 해였다. 다만 여름철 번식성적 및 이유두수는 항상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기고문에서는 ‘24년 여름철 번식성적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지역별 여름철 기온 변화 분석 먼저 ’24년에는 역대급 무더위가 있었다. 특히 최근 3년간 도드람양돈협동조합 조합원이 분포해있는 전국 중 대표 7개 지역을 기준으로 여름철(5~9월) 30℃ 이상 일수를 분석한 결과, ’22년 51일, ’23년 58일, ’24년 77일로 지속 증가 추세에 있으며, ’22~’23년 55일대를 기록하던 평균 30℃ 이상 일수가 ’24년에는 22일이 늘은 만큼 여름철 더위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24년 30℃ 이상 일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북도 정읍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에도 연신 휴대폰 긴급 문자가 울린다. 폭염경보라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사람이야 야외활동 자제하고 시원한 에어컨 아래나 그늘에 앉아서 체력 보충하고 쉴 수 있지만, 돼지는 정해진 돈사 이외에는 어디든 갈 곳도 없다. 땀도 흘리지 않아 살인적인 외부 온도에 대응하여 체온을 낮출 수도 없고 그나마 호흡으로 조절하지만, 시원한 물이라도 마시려면 서열 높은 돼지가 차지하고 있어서 그나마도 여의치 않다. 아래 내용에서 혹서기에 폐사가 집중되는 구간과 이유, 주요 부검소견에 관해 기술하고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기술해 보고자 한다. 1. 돼지 생애에서 더위를 가장 느끼는 시기는 언제일까? 더위에 가장 취약한 구간이 어디인지 파악해야 한다. 돼지는 여름철에 피부에 물을 적신 후 물이 증발하는 과정으로 열을 배출한다. 체중이 많을수록 대사에너지는 많아지므로 혹서기 때는 체중이 많은 모돈과 비육돈은 자돈보다 더 많은 열을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체중 대비 피부의 면적을(체표면적) 비교하면 체중이 많을수록 체표면적은 작아서 모돈, 비육돈이 더위 스트레스에 가장 취약하다. 즉 더위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돼지고기는 단순히 단백질 공급원을 넘어선, 일상과 특별한 순간을 함께하는 ‘소울 푸드’이자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핵심 식재료이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의 고소함, 부드러운 목살의 풍미, 담백한 등심의 감칠맛은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그러나 이러한 돼지고기의 맛과 품질은 결코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닌 돼지고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함께, 소비자가 직접 느끼는 육질의 우수성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과거 돼지고기 개량은 주로 성장률, 사료효율, 도체율과 같은 생산성 지표에 집중됐다. 단위 면적당 더 많은 고기를 더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 농가 소득 증대와 공급 안정화에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미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양적인 측면을 넘어선 질적인 요소, 즉 ‘맛있는 고기’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기 시작했다. 이는 고기의 색깔, 연도, 다즙성, 풍미, 그리고 지방의 질과 같은 복합적인 육질 형질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돼지고기 육질 개량은 단순히 식욕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건강한 식생